북한은 이날 오전 2시59분, 오전 3시23분께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단거리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 북한은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에도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아예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쏴올린 바 있다.
범야권은 북한의 이같은 행동은 우리나라를 조롱하기 위한 분명한 의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통화에서 “북한이 사실상 우리나라를 ‘패싱’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9·19 군사합의서 등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 길을 가겠다는 행동”이라며 “비핵화의 길이 아닌, 핵 강대국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과감히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이번 쌀 지원을 거절한 데서 볼 수 있듯 북한은 더 이상 남북관계 성과로 체제 유지를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핵 강대국임을 강조, 자신은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과 협상할 위치인 것을 과시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국방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는 개선하고,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크게 개선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문제 없다’고 표현했다. 이런 점을 파고들어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는 등 양국 간 이간질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권에선 오는 5일부터 진행할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을 겨냥, 시위에 나섰다는 말이 돌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이달 20일까지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북한이 명백히 잘못한 것은 맞다”며 “다만 그들 주장일 뿐이지만,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군사합의서 위반이라고 말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날 범야권은 문재인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북한 미화를 그만하고, 선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한다는 의견이다.
백 의원은 “북한이 군사합의서를 지킬 생각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며 “국민에게 이같은 점을 직접 알리는 한편, 군사합의서에 대한 전면적 수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하 의원은 “정부여당 모두 일본과의 긴장감은 더하는 반면, 북한에는 너무 침묵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북한에 한마디 해야 하고, 또 (한미 이간질이라는)북한 의도에 넘어가지 않도록 미국에 특사를 보내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도 북한의 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이런 일로 한미연합훈련을 멈추거나 축소해선 안될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군사도발 상황에 단호하고 엄정해야하지만, 이런 점이 무의미한 정쟁으로 이어지면 안된다”며 “(북한이 유도하는)혼란이 이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 또한 국가의 외교 안보 역량”이라고 했다.
이원율·홍태화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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