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뉴욕마감] 금리인하에도 급락…"장기 사이클 아냐" 파월에 실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파월 연준 의장 "이번 금리인하, 명확히 보험적 성격"…유로존 실업률 ,11년만에 최저]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장기적 금리인하 사이클이 아니다"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한마디가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을 실망시키며 투매를 불러왔다.

◇파월 연준 의장 "이번 금리인하, 명확히 보험적 성격"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33.75포인트(1.23%) 떨어진 2만6864.2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2.80포인트(1.09%) 내린 2980.3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98.19포인트(1.19%) 내려앉은 8175.42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도 애플을 빼고 모두 내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2~2.25%로 낮아졌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연준이 통화긴축 사이클을 끝냈음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준은 2015년 12월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지난해 4차례 등 총 9차례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글로벌 경기전망과 낮은 물가압력을 고려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정책성명에서 "가계 소비지출 증가율이 높아졌지만,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둔화됐다"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2%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금리 결정에서 만장일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위원 가운데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 총재과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2명이 금리동결을 주장하며 금리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또 연준은 일종의 양적긴축(QT) 정책인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8월 중 종료키로 했다. 앞서 연준은 보유자산 축소를 9월말까지 끝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유자산 축소란 중앙은행이 채권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시중의 자금을 회수하는 통화긴축 정책을 말한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종료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명확하게 보험적 성격"이라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앞으로의 경기 전망과 위험에 달려있다"며 연내 추가 금리인하를 단언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는 '중간 사이클'(mid-cycle)의 조정"이라며 "이건 장기적인 일련의 금리인하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국면이 단기간에 그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만약 실제로 경기가 악화되고 금리인하가 필요해진다면 우린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0.25%포인트라는 금리인하 폭보다는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중립을 거쳐 여기까지 옮겨오는 과정을 밟아왔다는 게 중요하다"며 통화긴축 기조가 끝났음을 분명히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긍정적이다. 인플레이션도 약 2%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가 우려하는 건 글로벌 경제"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폭적인 금리인하와 양적긴축의 조기 종료를 압박해온 것과 관련, 파월 의장은 "우린 절대로 정치적인 고려를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금리인하 폭이 0.25%포인트에 머문데다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신호를 주지 않으면서 뉴욕증시에선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이날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서 모두 1% 이상 떨어진 채 마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날 금리 발표 직전까지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9.1%,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20.9%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늘 그래왔듯 파월 의장은 우리를 실망시켰다"며 "시장이 그로부터 듣고 싶었던 건 이번 금리인하가 길고 공격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도 최소한 양적긴축은 끝난다"며 "우리는 결국 승리하겠지만, 확실히 연준으로부터 도움은 별로 못 받을 것 같다"고 했다.

슈왑센터의 콜린 마틴 이사는 "연준은 앞으로 경기지표에 따라 통화정책을 판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금리인하를 기대했던 증시와 엇박자가 난 셈"이라고 했다.

◇유로존 실업률 7.5%…11년만에 최저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겠다는 약속을 거듭 확인했다고 이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양측은 9월초 미국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측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과 중국측 류허 부총리가 주도한 대표은 이번 상하이 회담에서 강제 기술이전, 지적재산권 보호, 비관세 장벽, 농산물 구매 등의 문제를 놓고 논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협상단은 중국이 국내 수요에 따라 미국 농산물 수입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미국은 농산물 수입과 관련해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양측 대표단이 경제와 무역 등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솔직하고 효율적이며, 건설적이고 심도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양국 협상이 3개월 전보다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미국 대표단이 중국 류허 부총리와 샤자오 국가초대소에서 무역협상을 벌였지만 어떤 결과도 얻지 못하고 공항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대체로 올랐다. 그러나 영국 증시는 파운드화 강세의 영향으로 내렸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날보다 0.66포인트(0.17%) 오른 385.77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41.80포인트(0.34%) 뛴 1만2189.04,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7.83포인트(0.14%) 상승한 5518.90을 기록했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59.99포인트(0.78%) 떨어진 7586.78에 마감했다.

EU(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독일·프랑스처럼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 유로존 전체의 실업률이 11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유럽증시에 훈풍을 몰고왔다.

이날 EU 통계당국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지난 6월 유로존의 실업률은 7.5%로 전년 같은 달보다 0.7%포인트 내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U 회원국 28개국 전체의 6월 실업률은 6.3%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낮아졌다. 유로스타트가 실업률 통계를 내놓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회원국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곳은 체코로 1.9%에 그쳤다. 독일이 3.1%로 뒤를 이었다. 반면 실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그리스로 17% 이상에 달했고, 이어 스페인(14.0%), 이탈리아(9.7%), 프랑스(8.7%) 순이었다.

국제유가는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3센트(0.9%) 높은 58.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9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저녁 7시49분 현재 배럴당 46센트(0.71%) 상승한 65.1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4시33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56% 오른 98.60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장 대비 1.08% 하락한 온스당 142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