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용천수 활용, 지역 여건 고려한 폭염 대응 필요"
여름철 제주 협재해수욕장 풍경 |
31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 사이 도내 지점별 최저기온은 제주 27.9도, 서귀포 26.7도, 고산 26.6도, 성산 25.9도 등 도내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올해 지점별 열대야 발생일수는 제주 8일, 서귀포 5일, 고산 5일, 성산 3일 등이다.
올해는 도내 첫 열대야가 예년보다 다소 늦은 지난 23일에 나타났지만, 그 후로 연일 밤이 돼도 더위가 좀처럼 식지 않아 밤잠을 설치는 시민들이 많다.
야간에도 즐기는 제주 해수욕장 |
이처럼 제주에서는 여름철이면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추세다.
전국적으로 기상관측이 이뤄진 1973년 이후 통계를 보면 제주도(제주·서귀포 평균)의 열대야 일수는 1973∼1993년 평균 18일에서 1994∼2018년 평균 32.4일로 크게 늘었다.
제주 관측 지점에서는 무더위와 가뭄이 기승을 부렸던 2013년에 열대야가 역대 가장 많은 총 51일간 나타났다.
최근 제주의 열대야 발생일수를 보면 2016년 43일, 2017년 50일, 2018년 42일에 달한다.
서귀포에서는 2013년에 열대야가 57일이나 나타났다. 이 해에는 특히 7월 7일부터 8월 24일까지 49일간 열대야가 이어졌으며, 이례적으로 10월에 열대야가 기록되기도 했다.
서귀포의 최근 열대야 일수는 2016년 35일, 2017년 47일, 2018년 40일 등이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 |
폭염(낮 최고 33도 이상)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제주도의 폭염 일수는 1973∼1993년 평균 2.4일에서 1994∼2018년 평균 6.3일로 크게 늘었다.
제주 지점에서는 2013년과 2017년의 폭염 일수가 각각 23일에 달했고, 2016년과 지난해에는 폭염이 각각 15일 나타나는 등 최근 폭염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30일까지 제주에 폭염이 2일 나타났다. 지난 5월 24일 낮 최고기온이 33.1도까지 치솟아 관측 이래 첫 '5월 폭염'으로 기록됐고, 지난 30일에도 낮 최고 35.4도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앞서 여름철 기상전망을 통해 지난해처럼 지속적이고 강한 폭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지만, 7월 말에 접어들어 밤낮없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어서 건강관리 등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올여름에는 지난해에 비해 제주에 무더위가 늦게 찾아왔음에도 온열질환 환자가 18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 용천수 물줄기에 날려버리는 더위 |
앞으로 기후변화 등으로 제주에서도 폭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 여건을 고려한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주연구원 박창열 책임연구원은 31일 발간한 JRI이슈브리프 '기후전망에 따른 제주지역 폭염 대응방안'을 통해 폭염 대응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제주에서는 온열 질환이 실외 작업장이나 밭 등 일상생활환경에서 주로 발생하며, 방심하기 쉬운 시간대(오전)에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마을 무더위 쉼터 활성화와 양산 쓰기 생활화 등 일상적 폭염 대응 전략을 강화해야 하며, 선인들의 지혜를 활용해 용천수를 활용한 로드 쿨링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등 용천수와 연계한 폭염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박 연구원은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자칫 목숨을 위협하기도 하는 폭염은 앞으로 점차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상예보와 재난정보에 항시 귀 기울이고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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