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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밀착카메라] 다시 뜨는 세운상가…도시재생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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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종로의 세운상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전자산업의 메카'로 불리기도 했고 '그 명성은 옛말'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요. 최근에 이 세운상가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데요. 추억과 현실이 뒤섞인 그 안의 목소리를 밀착카메라가 담았습니다.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좁은 골목을 빠져나와 오래된 상점 사이를 지나면, 1968년에 지어진 거대한 상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세운상가, 세계의 기운이 모인다는 뜻으로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입니다.

당시 사진들을 보시면 그 거대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반세기 세월을 견딘 만큼 세운상가는 여러 차례 재생 사업이 추진돼 왔습니다.

지금도 상가를 다시 살리는 과정에서 여러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밀착카메라가 돌아봤습니다.

전자기기와 각종 도구를 파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육교는 붐볐고 사람도 많았습니다.

[육교를 건너는데 사람 많아서 못 걸어갈 정도였어요.]

다른 지역이 개발되면서 철거 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런 이곳에 청년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상인과 청년을 함께하도록 하겠다는 서울시 프로젝트입니다.

현장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있습니다.

세운상가와 종로 일대 상가들을 연결하기 위해 만든 공중 보행로입니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오히려 기존 상인들은 걱정이 생겼다고 합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건물은 정돈 됐지만 먹고 살기는 막막하다고 합니다.

[안유복/고무제품 상인 : 장사는 잘되는데 굶어 죽기 일보 직전인데? 빈 가게가 얼마나 많아요. 빈 창고가 지금.]

청년들은 시에서 혜택을 받고 있지만.

[스타트업 직원 : 일단 임대료가 되게 저렴하고요. 서울시 지원받아서 입주를 하는 곳이죠.]

기존 상인들은 임대료가 높아졌다고 말합니다.

[김진우/전자제품 상인 : 주인들은 한마디로 이거를 해놔서 뭐 잘되는 줄 알고 세만 올렸어요. 한 10만원 올렸어요.]

30년 자부심은 그대로인데 가르쳐줄 것이 마땅치 않습니다.

[노공래/전자기기 수리 장인 : 제가 작업하는 건 전부 다 아날로그 방식이다 보니까 그쪽에 지원해주고 싶어도 못 해주고.]

[상인 : (서울시에서) 창업한다고 젊은 사람들 준다고 했는데 뭐를 하는지 사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단 말이야.]

청년들도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스타트업 직원 : 컬래버레이션도 굉장히 많이 하고. 저희가 여기 입주해 있는 것만으로도 접근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협업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좀 약간 무의미한 경우도 있고요. 도전하시는 걸 꺼리시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이러는 사이 오가는 사람은 많아졌고, 유명해진 식당에는 사람이 몰립니다.

세운상가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 하나입니다.

바깥 풍경을 보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바로 옆 가게 입구까지 손님들이 꽉 들어 차 있습니다.

[근처 상인 : 불편해도 내가 좀 배려해주려고 해. (식당이) 엄청 힘들었거든. 잘된 지 얼마 안 됐어.]

상점을 고쳐 만든 카페에는 사람이 꽉 찼습니다.

상가 안에는 저렇게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카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 10m쯤 옆으로 가보면요.

이렇게 셔터를 내린 채 영업하지 않는 곳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상인 : 수도라도 놔주면 뭐 음식점 하든지 뭐 하든지 해서 그게 낫지 않을까.]

서울시는 기존 상인들도 함께 지원하면서 2단계 재생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곳을 찾는 발걸음은 늘지만, 아직 굳게 닫힌 문을 열진 못하고 있습니다.

재생사업이 유행과 지속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문 닫힌 절반은 불안한 내일이 오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곽윤아)

연지환, 김장헌,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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