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갔다 다시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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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화 무드에 찬물을 뿌렸다. 판문점 남북미 회동이 있었던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새로운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24일 발사한 것. 북미협상에도 적신호가 켜졌지만, 대화 테이블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북측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의 이유로는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전 기싸움 △한미 연합훈련에 불만 표시 등이 꼽힌다. 한미 연합훈련을 취소하고,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는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우선 북미 실무협상이 아직 개최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것일 수 있다. 미국 대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협상 자세를 촉구한 것이다. 북핵 협상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치적 중 하나다.
한미 연합훈련의 경우 북측이 직접적인 위협으로 느꼈을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북측은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의 취소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한미 연합훈련의 강행을 이유로 한국 정부의 쌀 지원을 거부하기도 했다. 북미 실무협상 세팅이 더딘 이유로도 한미 연합훈련이 거론돼왔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바른미래당)은 북측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의 보고를 받은 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첨단무기 도입에 대한 반발, 군부대 사기진작, 체제 결속, 비핵화 협상에 대한 내부불만 차단의도가 모두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측의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좋은 수가 아니라는 평가다. 우리측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들은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일단 탄도미사일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판명날 경우 대북제재가 오히려 강화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월 북측의 발사체 발사 당시 "탄도미사일이라면 유엔(UN) 안보리 결의에 위반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했었다.
이번 북측의 '새로운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국 전역을 타격에 넣을 수 있는 수준이어서 국제여론상으로도 좋지 않다. 북측의 탄도미사일 첫 발은 430여㎞, 두 번째는 690여㎞를 각각 비행했다.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 개량을 거듭해온 것의 증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회동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미사일을 발사한 모양새가 됐다.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주앉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함께 만나며 '하노이 노딜'의 상처를 극복했었던 것이 무색해 질 수 있기 때문. 남북미 3국 간 신뢰가 손상될 경우 협상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다고 북측이 협상판 자체를 엎으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협상 대상인 미국을 겨냥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미사일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일정 기간 동안의 냉각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화 기조가 한 번에 없어질 것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남북미 정상들이 협상 테이블 유지에 대한 의지를 얼마나 피력할 지 여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곧바로 대립 국면으로 바뀌고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며 "큰 맥락에서 대화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강원도 원산 인근 호도반도에서 24일 오전 5시34분, 5시57분 두 차례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을 쐈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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