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별세한 민속학자 박호원 박사 번역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총독부 의뢰를 받아 일본인 지리학자 요시다 게이치(吉田敬一)가 쓴 '조선수산개발사'(朝鮮水産開發史)가 번역·출간됐다.
국학전문출판사 민속원이 펴낸 '조선수산개발사'는 일제강점기 조선어장 개발 축하라는 취지로 발간돼 식민사관이 투영됐으나, 치밀하게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근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한반도 수산업 발전 과정을 정리해 사료적 가치가 높은 책이다.
번역은 지난해 7월 별세한 민속학자 박호원 박사와 '조선수산개발사'를 참고해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수희 독도재단 교육연구부장이 했다.
저자는 1954년 5월 15일 쓴 서문에서 "유독 수산 부문만은 정리된 개발 기록이 없고, 일본인이 분투한 50년 조선 수산 개발 사정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독도 영유권이 일본에 있다고 주장하고, 조선은 어업제도가 문란하고 어민이 착취 대상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저자는 한국 수산 역사를 전근대 시기, 개항기, 일제강점기로 나눠 서술했고, 일본인 조선어장 진출은 개발시대, 통어(通漁)시대, 이주시대, 자유시대로 구분했다.
김 부장은 해제에서 비록 일제강점기를 겪은 일본인이 집필한 연구서이지만, 한국 수산업 발전 방향을 이해하고 일본이 왜곡한 수산업 역사를 수정하기 위해 필요한 서적이라고 강조했다.
요시다는 '고려사', '증보문헌비고', '동국여지승람' 등을 분석해 수산물 일람표, 조선 주요 이주어촌 연표를 싣고 도판 140여 개를 수록했다.
김 부장은 "바다와 관련된 해양, 어업, 민속 등을 연구하는 사람에게 '조선수산개발사'는 필독서"라며 "한국 수산업사 연구를 통해 보충해야 할 부분이 있고, 계승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제강점기 경제사를 '수탈과 저항'이 아니라 '발전과 유산'으로 보는 견해에 대해 아직 축적한 연구 성과가 적기 때문에 섣부른 긍정적 평가는 유보하자고 제안했다.
민속원 편집주간을 지낸 박 박사가 기획한 아르케북스 제100권이다. 책은 박 박사 1주기에 맞춰 나왔다.
656쪽. 5만9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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