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당국선 "당장은 제한적일 것" 전망
美 외교전문매체 "미국, 적극 중재 꺼려"
11일 저녁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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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16일 방한한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 그가 들고 올 보따리가 관건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필리핀 마닐라발 항공편을 타고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18일 태국으로 떠나는 2박 3일 방한 일정이지만, 공식 일정은 17일 하루에 몰려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우선 17일 오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측과 북핵 문제, 한ㆍ미동맹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관련 사항이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곧이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고, 오후엔 카운터파트인 윤순구 차관보와 양자 협의를 한다. 직후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강 장관은 스틸웰 차관보와 만나 한ㆍ미동맹 발전 방안,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프로세스, 지역 정세 등과 관련한 미 측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스틸웰 차관보의 한국 방문은 지난 6월 말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후 한ㆍ미 간 정책 공조가 긴요한 최적의 시기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한반도와 동맹, 지역 현안 등에 대한 각급에서의 내실 있는 협의를 통해 굳건한 한ㆍ미 동맹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지난주 직접 워싱턴을 찾았을 때 미국 측은 “(한ㆍ일 갈등이 더 악화하기 전)어떤 합당한 역할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연장 선상에서 스틸웰 차관보가 보다 구체적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가져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외교부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간단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역할은 당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우선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에 오기 전 아시아 순방 첫 국가로 일본을 방문했고, 나흘(11~14일)이나 머물렀다. 일본의 입장이 먼저 충분히 입력됐을 가능성이 크다.
또 스틸웰 차관보는 일본에 머물 당시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ㆍ일 갈등에 개입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양측이 앉아 대화하고 긍정적인 해결방안을 찾기를 독려한다”며 적극적 중재를 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당초 스틸웰 차관보의 방일을 계기로 도쿄에서 한ㆍ미ㆍ일 고위급 협의를 여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일본이 응하지 않아 무산됐다.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미국은 중재를 잘못했다가는 한ㆍ일 중 어느 한쪽, 아니면 양쪽 모두와의 관계에 손상이 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길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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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 "북한, 처음엔 없었던 아이디어 들고 와야"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북ㆍ미 간 비핵화 실무 협상과 관련한 내용도 논의될 예정이다. 미 측은 이번 주 실무 협상을 제안했으나 아직 북한으로부터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폭스라디오 션 해너티쇼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번 협상 테이블에는 처음에는 없었던 아이디어를(ideas that they didn’t have the first time) 들고 테이블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도 약간 더 창의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면서다. 실무협상을 하려면 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계획표를 들고 나오라는 ‘숙제’를 제시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유지혜 기자=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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