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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한국 찾는 美스틸웰, 내일 강경화 예방 ‘한일갈등’ 협의(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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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최태범 기자] [the300] 강 장관, 美 적극적 역할 당부 예정...“한미일 협력 긴요” 美 ‘관여’ 주목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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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 갈등이 악화일로인 가운데 데이비드 스틸웰(사진) 신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박3일 일정으로 16일 밤 방한해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예방한다. 외교·경제·안보 등 전방위로 확전한 한일 갈등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스틸웰 차관보가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스틸웰 차관보는 17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다고 김인철 대변인이 16일 밝혔다. 강 장관은 스틸웰 차관보와 한미동맹 발전 방안과 한반도 비핵화·평화 프로세스, 지역 정세 등에 대해 긴밀히 의견을 교환하고 “미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라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의제에 포함된 ‘지역 정세’는 격화한 한일 갈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여 임박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과 함께 한일 관계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틸웰 차관보는 같은 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카운터파트인 윤순구 차관보와도 협의를 갖는다. 청와대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웰 차관보의 방한은 지난 4일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의 대한(對韓) 수출을 규제한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특히 일본이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 우리 측에 제안한 ‘제3국 중재위원회’ 답변 시한(18일)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점의 방한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는 중재위에 응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는 한일 갈등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스틸웰 차관보의 방일·방한을 계기로 3자 고위급 협의를 추진했으나 일본 측의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한미일간에 한 번 조율을 시도했는데 일본이 준비가 안 돼서 (성사가) 안 됐다”고 전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방일 기간 일본 NHK와 인터뷰에서 “내가 (한일 갈등을) 중재할 예정은 없다”고 했다.

다만 최근 이어진 우리 정부 당국자의 방미 과정에서 미국이 한일 문제에 ‘관여’(engage)할 필요성에는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틸웰 차관보가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미국이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중재’나 ‘조정’이 아닌 ‘관여’의 필요성엔 동의했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앞으로 (관여의)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스틸웰 차관보가 강 장관 예방 후 약식 회견을 갖고 한일관계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이 적극적인 중재는 주저하면서도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일 갈등이 동북아 안보 동맹의 근간을 뒤흔드는 상황이 발생할 때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행정부 인사들은 워싱턴을 찾은 우리 정부 대표단에 “한미일이 지켜온 안보협력을 해치는 경우는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특히 다음 달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 “흔들리면 안 된다”는 확고한 입장을 표시했다.

GSOMIA는 2016년 11월 23일 한일 정부의 서명과 동시에 발효된 협정으로 양국이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입장에선 한미일 동맹의 양대 축인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연계하는 핵심 고리다. GSOMIA는 효력 만료일 90일 전 한 쪽이 파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1년씩 자동 연장된다. 연장 여부 결정시한은 다음달 24일이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777@mt.co.kr,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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