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선에서 여러 무동력선 예인해 조업
지난해 11월 24일 일본 아키타현 유리혼조시 방파제에 표류해 있는 어선. [교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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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북한 어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떠내려온 건 16차례로 집계됐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올해 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은 동해 14척, 서해 2척 등 모두 16척”이라며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어획고를 늘리기 위해 어로 활동을 늘리고 있다”며 “NLL을 넘어 불법 조업을 하다 퇴거된 북한 어선도 380여척(5월 31~7월 14일)으로 지난해에 비해 7배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어획량이 많은 곳은 북한 당국이 중국에 어업권을 판매하다 보니 계획량을 채워야 하는 북한 어민들이 NLL에 접근해 조업하다 NLL을 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어민들은 대부분 소형 목선을 이용해 조업하는데, 열악한 조건에서 먼바다로 이동해 무리하게 조업을 하다 보니 표류 또는 침수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12일과 13일 강원 고성 일대에서 확인된 목선을 제외하면 대부분 북한의 어선은 육지에서 수 십㎞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육지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다 떠내려오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먼 바다에서 조업 중 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연료(기름) 부족과 선박이 낡아 먼바다에서 조업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북한 소형 목선들은 육지에서 수십~수백㎞ 떨어진 곳에서 조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먼 바다에서 조업하려면 엔진을 갖춘 동력선으로 일정 크기 이상이어야 하지만 북한의 소형 목선 대부분은 엔진이 없는 소형 무동력선(전마선)이라는 것이다.
기름 부족을 겪는 북한이 무동력 소형 목선을 먼 바다에서 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비법은 ‘모선(母船)’이다. 엔진이 장착된 모선이 여러 척의 소형 목선(10t미만)을 밧줄로 연결해 조업구역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먼 바다까지는 모선에 의해 이동한 뒤 밧줄을 풀고 여러 척의 목선이 흩어져 작업한 뒤 약속한 시간이 되면 모선이 돌아다니며 소형 선박을 연결해 귀환하는 식이다. 그런데 무전설비나 동력장치가 없고, 동력장치가 있더라도 장거리 운항이 어려운 소형 선박들이 해류에 떠밀려 갈 경우 속수무책으로 표류를 피할 수 없다. 모선이 인근을 수색하지만 발견하지 못할 경우 이를 포기하는 것이다. 울릉도나 독도 인근에서 북한 선박들이 발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류에 떠내려가다 일본 해안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2017년 한 해 동안 일본 해안에 표류한 북한 어선이 104척에 달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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