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亞전략 및 경제 여건 변화…동북아 안보지형도 바뀌어
스틸웰 차관보 오늘 밤 방한…한일 갈등 메시지에 관심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6.3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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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지난 5년동안 우리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은 (북한과의) 게임을 완전히 바꿔 놨다. 우리 3국의 협력은 북한의 도발이나 위협이 단결된 도전에 직면할 것임을 알려줬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동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3국 간 공조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회담은 독도 영유권 문제와 과거사 왜곡 논란 등으로 한일 갈등이 고조돼 한미일 3각 공조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이 주도해 만든 자리였다. 당시, 한일 정상은 약 22개월만에 만나 북핵 해법을 논의할 수 있었다.
일본의 경제 도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정부와 달리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에선 바뀐 아시아 전략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는 진단이 우선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 때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선 중국과 북한 견제를 위해 한미일 3각 공조가 대체 불가능한 요소였지만 현재 인도태평양 전략에선 한국이 빠진 '민주주의 안보 다이아몬드(democratic security diamond)' 협력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략 공간 중심축이 서쪽으로 이동해 인도양을 포함시키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Pivot to Asia)'이나 '재균형(Rebalance)'정책은 자리를 내줬고 일본과 인도, 호주는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구상에서 주요한 파트너로 자리잡게 됐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오후(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 미대사관저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2014.3.2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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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상황이 바뀌었다는 지적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방위비 예산이 넉넉하지 못해 미국은 동맹국들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했지만 경제가 살아나는 시점에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 예산을 늘리고 국방력을 강화하면서 3각 공조의 필요성을 이전만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보 지형이 바뀌면서 미국이 3각 공조를 끌고 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도발이 끊이지 않았을 때는 이를 매개로 공조를 했지만 북한이 대화에 나선 이후 비핵화 방식과 미국과의 연합훈련, 대북 제재에 대해서 한일 간 입장 차가 확연하게 커지면서 공조가 쉽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대중 정책에서도 한일 간은 차이가 있다.
과거의 중재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억지로 (한일 관계를) 회복시켜놓으니 부작용이 크더라는 인식도 (미 정부 내에) 있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 팔을 잡아서 억지로 붙여놨는데, 이젠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상황과 여건이 다소 바뀌긴 했지만 미국 입장에선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란 점은 변함이 없다. 아시아 전략 운용에서 한일 간 첨예한 갈등은 미국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상황 악화는 막으려 할 것이란 지적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일(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측은 "한일 둘다 가장 핵심 우방이기 때문에 한쪽 편을 들긴 어렵다"면서도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미국이 관여해 "관리 모드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아시아를 순방중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16일 밤 방한한다. 17일에는 청와대를 방문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할 계획이어서, 한일 갈등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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