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 외화표시채권 발행사 부당 선정"

감사원 '수출입금융 지원 및 관리실태' 공개

(한국수출입은행 제공) © News1

(서울=뉴스1) 김세현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이 일반 투자자에게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는 주간사(社)를 부당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입은행은 주간사 후보를 평가하기도 전에 일부 회사를 내정해 선정하고 그 결과에 맞춰 평가 자료를 사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지난해 11월19일부터 15일간 조사해 16일 이같은 내용의 '수출입금융 지원 및 관리실태'를 공개했다.

수출입은행은 외화 조달을 위해 은행·외국계 증권회사 등을 주간사로 선정, 외화표시채권을 공모발행(소수 특정인이 아닌 일반 투자자에게 채권 발행)하게 했다.

주간사 선정의 경우 수출입은행이 2011년 마련한 '주간사 선정절차 규정'에 따라 평가 점수가 높은 순으로 정해져야 한다.

다만 감사원이 최근 5년간 총 17회 선정 과정을 살펴본 결과 수출입은행은 이 규정에 맞춰 주간사를 정하지 않았다.

대신 평가 3개월 전쯤 수출입은행 직원 10여 명이 미리 협의해 주간사 2개 정도를 정했다.

이어 해당 회사들이 해외 투자자와 면담을 주선하도록 요청했고 회사 직원들과 해외 투자자설명회를 다녀오기도 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회사를 주간사로 내정한 경우도 조사됐다.

또 수출입은행은 내정된 주간사가 평가에서 고득점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미리 정한 점수대로 평가자들이 작성할 걸 요청하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은 이 조사와 관련해 감사 결과를 수용하면서도 특정 증권회사 독점 방지·신속한 주간사 선정 필요 등을 이유로 들어 선정 규정에 따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특정 증권회사의 독점 방지, 주간사 국적 안배 등은 주간사 평가 항목에 반영해 고려할 수 있었다"며 "주간사를 평가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주장도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관계자 2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문책을 요구했고 추후 선정 평가자료를 사후 작성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한편 중소기업은행은 최근 수출채권을 매입하면서 수출계약서 등에 기재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기재되지 않은 물품 가격까지 매입해 총 1000만 여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허위 수출 채권을 매입해 이 규모의 달러 손실을 입게 됐다"며 수출물품 선적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수출채권을 매입해 손실을 발생시킨 관련자 5명에게 문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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