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는 모습/연합뉴스 |
일본발 '우리나라 기업 반도체 수출규제' 사건이 한반도 안보 문제로 불거지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가 이달 말 기준 우리나라를 이른바 '백색국가 제외 대상국'으로 지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백색국가란, 일본 기업이 무기개발 등에 사용될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포괄허가제를 3년간 심사면제를 해주는 제도다. 즉 이 제도는 안보 분야에서 우방국에 부여하는 혜택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일본 전략물자를 수입할 때마다 개별심사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재게는 공동으로 '대한민국 백색국가 제외' 관련 일본 법령 개정 의견수렴 절차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1100개 품목 및 3000개 연계품목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재계는 전망했다. 일본 정부의 '대한민국 백색국가 제외'는 오는 24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자국 내 국무회의 의결·공포 21일 후 시행된다.
일본 정부의 '대한민국 백색국가 제외'는 우리경제에 타격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반도 안보'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의 한반도 안보전략 핵심이 '한미일 3국 협력체제'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취재진과 만나 "(미국이 이번 한일간 외교 문제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한일간 갈등이 더 악화되면 안 된다는 점에 적극적으로 공감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계속해서 "(우리 정부는 미국에) 이번 사안(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및 우리기업 수출규제 등)은 일본이 정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 문제를 끌고 온 첫 번째 사례인 점을 강조했다"며 "그간 한일관계가 긴장 상태에 있었을 때도 경제 분야는 비교적 건실하게 유지가 이어졌으나 이번엔 다르다는 점도 설명했다"고 했다.
정계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 바다. 윤용호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지난 10일 메트로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한반도 평화 행보와 궤를 달리한다"며 "(또) 문 대통령이 대통령직 취임 후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 문 대통령에게 했던 말을 어긴 것이기도 하다. 당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나라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말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대신은 작년 5월9일 자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문 대통령과 한국과 협력해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대한민국 백색국가 제외'와 더불어, 한국군과 일분군이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내용이 담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도 수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대변인은 16일 메트로신문과의 통화에서 "언론 보도를 보면 미국은 한일간 외교 문제가 안보 문제로 불거지는 것을 경계하는 반응"이라며 "한일간 정보보호협정(GSOMIA)가 그 예다. 일본이 이 협정의 전면 수정도 할 수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고 했다. 이 협정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11월23일 발효됐고, 문재인 정부 때인 작년 8월 1년 연장이 결정됐다.
우승준 기자 dn1114@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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