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文대통령, 일본 강경 발언 자제하라"

1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

"강대강 대치는 일본에 '꽃놀이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직접 일본에 강경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거친 설전과 치열한 다툼은 외교 라인과 각 부처에 맡기고, 대통령은 차분함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치·외교적 해법을 마련하고 협상력을 가져가기 위해 대통령은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강대강 대치로 끌고 가는 것은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꽃놀이패가 될 수 있다”며 “강경 대응이 이 정권의 정신 승리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사태 해결은 요원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결국 외교 문제의 사법화가 낳은 비극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다시 외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가 지금 국제무역기구(WTO) 제소 등의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WTO에서 해결하는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사이에 우리 산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개발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과 반기업 정책을 먼저 폐기해야 한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국산화 기술 개발은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문 대통령을 향해 “힘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힘도 없으면서 자존심과 왕실의 체면만 우선했던 조선의 임금이 떠오르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입처 다변화와 소재·부품의 국산화, 기술 자립을 이야기했는데 얼마나 공허한가”라며 “당장 급한데 급한 불을 끄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공자님 말씀만 한다”고 힐난했다.

정 의장은 “언제나 국내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제 관계를 이용했던 정권 때문에 국가는 엄청난 불행을 겪었다”며 “국가의 최고책임자로서 문 대통령은 책임 있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