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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예술위, 블랙리스트 '팝업씨어터' 사태에 사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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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당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팝업씨어터’ 공연을 방해하고 검열한 데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예술위는 15일 언론에 배포한 사과문을 통해 “‘팝업씨어터’ 사태는 당시 청와대와 문체부가 예술위에 대해 블랙리스트 이행을 부당지시하여 예술위가 이를 이행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자체 검열 사례였다”면서 “예술현장의 동반자로서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야 할 예술위가 본분을 다하지 않고 사명마저 저버린 잘못에 대해 늦게나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팝업씨어터’는 2015년 10월 예술위가 진행한 기획사업 <공원은 공연중>의 일환으로, 카페와 공원등 다양한 장소에서 돌발적으로 펼쳐지는 팝업형태 공연이었다.

예술위는 당시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공연된 연극 <이 아이>(김정 연출)의 내용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 취소를 추진했다. 공연 시작 전, 공연팀에게 카페 테이블 및 의자 이동 불가, 카페 영업 중단 불가 등을 통보하며 실제 공연을 방해했다.

이후 연극분야 차기작이던 <불신의 힘>(송정안 연출), <후시기나 포켓또>(윤혜숙 연출)에 대해선 대본 사전검열과 공연장소 변경을 요구해, 결국 이에 반발한 두 공연팀이 공연을 취소하게 만들기도 했다.

예술위는 “예술위가 본분과 사명을 다하지 못한 데 철저히 반성하며, 피해 예술가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관계 회복의 길’을 함께 걷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제도 개선, 내부 고발자 보호, 직원 교육 등 재발방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19일 오후3시엔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피해 예술가와 당시 사업담당 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적인 사과의 자리를 열 계획이다.

예술위는 “소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두 차례(2017년 2월과 2018년 5월) 사과문을 발표하고 23명을 징계했지만, 진정한 사과는 사과받을 주체가 인정하는 사과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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