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 씨어터를 대표하는 프리마 발레리나 이리나 코레스니코바(39)가 오는 8월 '백조의 호수'로 서울을 찾는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코레스니코바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태였음에도 충실히 인터뷰에 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 씨어터의 설립자이자 남편 콘스탄틴 타킨이 동석해 그의 속삭이는 목소리를 대신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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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마다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요. '백조의 호수'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인 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있죠. 수많은 발레 팬들도 여러 버전의 '백조의 호수'를 보길 원하고, 저희도 최대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해요. '백조의 호수'의 클래식함을 살리면서도 높은 수준의 발레를 선보이고 있어요."
1895년 초연한 '백조의 호수'는 차이코프스키의 불멸의 작품으로, 사악한 마법사 로트바르트에 의해 백조로 변신한 오데뜨 공주와 깊은 사랑에 빠진 지그프리드 왕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무엇보다 백조 '오데뜨'와 흑조 '오딜'의 1인 2역이 특징이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1인 2역이죠. 극중 두 가지 성격을 잘 보여줘야 하니까요. 이를 위해 유연성과 표정 연기가 잘 어우러져야 해요. 뛰어난 기술력도 필요하죠. '오데뜨'는 왕자와의 사랑을 원하고, '오딜'은 왕자를 속이면서 끝까지 복수를 하려는 인물입니다. 백조와 흑조의 극명한 차이, 두 가지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과제예요.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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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로서 큰 책임감을 갖고 있어요. 다만 제 이름이 걸리는 발레에 대해 관객들의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하죠. 이런 부담감은 당연히 제가 짊어져야 하는 일이에요. 하지만 발레리나이기 때문에 시어터의 운영에 대해서는 큰 부담감을 갖고 있지는 않아요. 지금 가장 큰 일은 8월에 서울에 와서 발레를 보여드리는 거네요(웃음)."
코레스니코바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 씨어터의 일원으로 스페인,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핀란드, 브라질, 터키, 남아프카, 한국,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일본, 중국, 마카오, 대만 등 6개 대륙에서 순회 공연 중이다. 2008년에는 런던 웨스트엔드 아폴로 씨어터에서 '디바들(DIVAS)'에서 현대무용을 선보이며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아티스트라면 새로운 것을 해보는 도전 정신이 중요해요. '디바들'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흥미롭고 만족스러웠죠. 3년 전에는 정말 규모가 큰 작품에도 참여한 적도 있어요. 훌륭한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해요. 활동하는 동안 다음 무대가 전보다 나아지기 위해 연습하고 계속해서 발전하려는 생각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백조의 호수' 뿐만 아니라 '지젤' '돈키호테'에서도 언제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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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한국 분들이 여태까지 본 적 없는 작품이 될 겁니다. 엄청 놀랄 거예요(웃음). '백조의 호수'는 발레 작품 중에서도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도 없을 거예요. 아름다운 무대와 이야기, 훌륭한 배우들의 섬세한 표현, 차이콥스키의 음악까지 처음 보시는 관객도 마음에 들 겁니다. 첫 작품으로 높은 수준의 저희 발레를 보신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발레 작품을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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