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90%, 일본서 51% 줄어
이에 따라 정부의 ‘5년 연속 200억 달러 투자 유치’라는 목표에 비상등이 켜졌다. 투자 위축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선방했던 외국인 투자마저 얼어붙은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신고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86.3% 감소한 3억 달러, 도착 기준은 90% 감소한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부터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에 나선 일본도 상반기 국내 투자가 많이 줄었다.
이달도 수출 부진 … 감소세로 마감 땐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신고 기준은 38.5% 감소한 5억4000만 달러, 도착 기준은 51.2% 감소한 3억3000만 달러였다. 산업부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투자보다는 국내 투자에 자본이 집중돼 한국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투자 유형별로는 신규 법인을 설립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형 투자’가 급감했다. 신고 기준은 44.9% 감소한 70억8000만 달러, 도착 기준은 61.3% 감소한 30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 1분기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기업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은 앞다퉈 규제 개혁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은 반(反)기업 정책으로 갈수록 기업하기 힘든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도 힘을 못 쓰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 금액(잠정치)은 136억 달러(15조996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반도체(-25.0%)·선박(-16.9%)·석유제품(-3.0%) 등의 수출이 감소했다. 이달 수출 실적도 감소세로 마감하면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경쟁국에 비해 높은 법인세율, 강성 노조와 경직된 노동시장, 투자 활성화를 막는 각종 규제로 한국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라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지 않는다면 외국의 직접투자가 극적으로 반전될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세종=손해용·김도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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