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9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2712만6000명)보다 28만1000명 증가했다. 상반기 평균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기존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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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4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도 43.2%로 전년 동월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산업별로 보면 정부가 일자리 재정을 쏟아부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5000명)과 단기직 위주인 숙박 및 음식업(8만5000명)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임금을 받지 않고 가족 일손을 돕는 ‘무급(無給) 가족 종사자’가 많은 농림어업(2만3000명)에서도 37개월 연속 취업자가 늘었다.
그러나 급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6만6000명)과 금융 및 보험업(-5만1000명)은 줄었다. 업황 둔화, 구조조정 등 영향으로 제조업은 지난해 4월부터 15개월 연속 일자리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상 최장 감소 기록이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37만2000명이나 증가하며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정부가 지난 2월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집행하면서 60대를 중심으로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덕분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30ㆍ40대의 고용 한파는 여전하다. 1년 전보다 각각 3만2000명, 18만2000명 줄었다. 30ㆍ40대 취업자 수는 2017년 10월 이후 21개월째 동반 하락 중이다. 이처럼 공공 일자리, 노인 일자리가 취업자 수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고용시장이 본격적인 개선 추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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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달 주 17시간 미만 근로자 수는 1년 전보다 20만9000명 증가한 181만3000명을 기록했다. 198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6월 기준으로 가장 많다. 전체 취업자 대비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 또한 6.6%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정부가 단기 공공일자리 사업을 늘린 데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여파로 이른바 ‘쪼개기 고용’을 하는 사업주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업관련 지표도 악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실업자는 113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3000명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9년 이후 6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실업률(4%)도 6월 기준으로는 역시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6개월 연속 4%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1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청년층 실업률도 10.4%로 1년 전 같은 달 보다 1.4%포인트 올라갔다. 특히 취업 준비생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인 '확장실업률'은 1년 전보다 1.7%포인트 오른 24.6%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실업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이 지난해 5월에서 올해 6월로 변경돼 청년 실업자가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며 “40대를 제외하면 고용률 측면에서 고용 여건이 좋아지고 있고, 일자리를 찾으려는 사람이 늘면서 실업자가 늘어난 것도 있어 실업률 상승을 부정적으로만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고용 양적인 측면은 개선되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취업자 수를 늘리려고 정부 재정을 투입하니 비경제활동인구가 새롭게 고용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데, 이것이 역설적으로 실업률은 더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아져 민간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기 보다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공공ㆍ단기 일자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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