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나무는 다르지 않지. 빛을 향해 높은 곳으로 오를수록 더 깊은 곳, 어둠 속, 심연 속, 불 속, 즉 깊은 땅속에 뿌리를 박는다."
철학자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이렇게 설파했다. 그의 말처럼 직립한 우리 인간은 곧추 뻗은 나무들을 보며 성장의 열망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나무를 딛고 성장을 거듭했다. 이를테면 나무가 인간의 삶을 위한 첫 번째 받침돌이었다고 하겠다.
시인이자 철학자이고 식물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몸과 마음에 나무의 흔적이 남아 있다. 예부터 인간은 나무와 함께 살아왔다"며 "하지만 인간이 나무를 벗어나면서부터 많은 괴로움을 겪게 됐다"고 말한다. 다시 나무를 곁에 두려면 무엇보다 나무를 제대로 알아가려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무와 인간에 관한 사려 깊은 탐구 기록인 이 책은 나무를 깊이 있게 알아가며 우리 삶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이끌어준다. 문장 곳곳에서 드러나는 나무에 대한 살가운 애정을 통해 나무의 진면목을 만나게 한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숲의 나무여, 너는 내 영혼을 아는구나!"라고 찬탄했듯이 나무는 인간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법을 일깨워줬다. 소설가 안톤 체호프도 "숲은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고결한 감정을 고취한다. 숲이 우리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가르쳐준다"며 나무를 찬탄했다.
그러나 나뭇가지를 올라타고 열매를 구하며 나무 주변에서 살아가던 인류는 나무를 떠난 이후, 우리 몸과 마음에 남아 있는 나무의 흔적과 소중함을 잃고 말았다.
저자는 "다시 나무를 곁에 두기 위해 나무를 제대로 알아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가졌던 나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다시 나무와 마주하는 법을 알자"고 권유한다.
더숲. 208쪽. 1만4천원.
나무처럼 생각하기 |
▲ 나무의 모험 = 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영국의 고고학자이자 숲 전문가인 저자는 수많은 유적을 누비면서 나무야말로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와 지혜를 선사한 원천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16만㎡의 삼림지를 사들여 직접 숲에서 살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저자가 보고 느낀 숲속 생활의 수기이자 인간과 나무가 함께 일군 발전과 진보의 기록이다.
나무의 실체를 알고 재료로 다룰 줄 알게 된 것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갖춘 최초의 지식이었다. 태초의 인간들은 개암나무 열매로 허기를 달랬고, 참나무를 쪼개 집과 배를 만들어 정착 생활을 시작하며 미래의 세계로 거침없이 나아갔다.
인간은 막대를 비벼대다 불이라는 위대한 발견을 했고, 숯을 활용해 쇠를 제련하고 화약을 만들면서 농경과 정복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이뿐 아니다. 나무라는 상징으로 세상을 바꾸기도 했다.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 기독교 순교자들이 희생된 교수대 등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인간의 노력과 시도에는 언제나 나무가 자리했다.
책은 역사와 과학, 예술을 넘나들며 나무와 인간의 인연과 모험을 들려준다. 각 장 말미에 달린 '나무 이야기'에서는 자작나무, 마가목, 주목 등 12종 나무를 통해 그 생태적 특징과 문헌과 전설로 전해오는 일화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웅진지식하우스. 388쪽. 1만6천원.
나무의 모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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