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등 관련 기사 없어…'제재 돌파' 강조하면서도 직접 비난 안해
대남 선전매체도 '민족공조 촉구' 원론적 수준에 그쳐
3일 현재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북한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한 매체 어디에서도 미국과 남측을 직접 겨냥한 비난은 나오지 않고 있다.
얘기 나누는 남북미 정상 |
심지어 노동신문은 3일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자력갱생교양을 더욱 심화시키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자력·자강을 통한 사회주의 경제건설 노선을 강조하면서도, 단골 레퍼토리였던 '제국주의의 악랄한 제재와 봉쇄' 같은 대미 비난성 표현은 등장하지 않았다.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설득하는 사설인데도 "난관 앞에 주저앉아 남을 쳐다보거나 제재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것 자체가 곧 투항이고 변절"이라는 언급에 그쳤다.
'트럼프-김정은 회동' 보는 평양 시민들 |
남측에 대해서도 지난 1일 '통일신보' 등 일부 대남 선전매체가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계승한 자주통일 선언' 등의 글을 게재한 게 전부다.
내용 면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며 남북공동선언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데 머물러, 최근 잇단 고강도 비난 논조와 견주면 절제하는 기류가 읽힌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특별한 현안이 없을 때조차 내부 결속 차원에서 비난 기조를 유지해온 북한 매체들의 관행으로 볼 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판문점 회동 직전 한 주간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6·25 전쟁 69주년 등을 전후해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와 매체 보도 등을 총동원해 남측과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발언까지 문제 삼으며 전방위적 공세를 펼쳐온 터라 대조적이다.
북으로 향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
북한의 이같은 '유화적'인 태도는 북미 정상의 파격적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교착상태였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향한 기대감이 되살아남에 따라 당분간 판을 깨지 않고 대화 움직임에 보조를 맞춰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북한이 북미 대화와 비핵화 협상이 의미 있는 결실을 보려면 미국의 '새 계산법'과 남측의 '민족공조'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한 추후 원론적인 수준의 공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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