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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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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 작가 "행복한 '종'은 없다…사랑하는 사람 옭아매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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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장편소설 '일주일' 출간

성숙한 사랑·결혼의 의미 담아

"생의 궁극적 가치로 사랑은 언제나 절실"

'완득이'로 받은 사랑 늘 감사해

이데일리

김려령 작가는 “연재를 청탁 받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사랑 이야기를 써보자’고 결정을 했다”며 “새 작품을 발표하면 여전히 떨리고 마음도 두근두근하다”고 말했다(사진=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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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성장 소설 ‘완득이’는 베스트셀러를 넘어 영화까지 히트를 치며 청소년문학의 지평을 넓혔다. 장편소설 ‘우아한 거짓말’도 김희애·김향기 주연의 동명영화로 제작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원작자 김려령(48) 작가가 이번엔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로 돌아왔다. 신간 장편소설 ‘일주일’은 성숙한 사랑과 결혼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결혼생활에서 각자 ‘실패’를 경험한 도연과 유철이 우연한 계기로 이스탄불에서 함께 1주일을 보낸 뒤 2년 후 한국에서 재회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설정이다. 여러 사건으로 위기를 맞게되는 주인공들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다.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김 작가는 “소설의 소재로 ‘사랑’은 뻔하고 낡은 듯해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생의 궁극적 가치로서의 사랑은 언제나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첫 연재소설…“사랑의 균형 맞아야”

‘일주일’은 계간 ‘창작과비평’에서 1년간 연재했던 글을 다듬어 내놓은 것이다. 연재 형태로 독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재를 하는 일 년 동안 다른 글은 일절 쓰지 않고 이 작품에만 몰두했다. 혹여 호흡이 끊기진 않을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계간지 연재는 다음호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긴 편이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하거나 먼저 지쳐 호흡이 늘어지면 독자들은 더욱 혼란을 느낀다. ‘내가 먼저 지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잡는 일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소설은 “상대를 옭아매는 사랑은 가짜”라던가 “상대가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게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진다. 사람들에게 ‘스토커’라고 빈축을 살 정도로 유철에게 집착했던 전 부인 정희의 모습이나, 그런 정희를 포기한 채 내버려두었던 유철의 모습에서 이런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 김 작가는 ‘사랑의 종’은 옛말이라며 ‘세상에 행복한 종은 없다’고 강조했다.

“둘 중 누구 하나라도 ‘종’이 된 사랑은 행복의 균형이 기울어진 시소의 형태가 된다. 헌신과 복종으로 사랑을 증명하려면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결혼을 하면 자신이 상대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영혼까지 틀어잡고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기도 하는데, 이것은 집착이나 자기만족일 수 있다. 상대의 행복을 위해 무작정 고통을 감수하는 결혼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사랑도 성숙해진다.”

△‘완득이’는 고마운 작품…차기작은 ‘동화’

‘완득이’로 청소년소설을 대중적인 콘텐츠로 끌어올린 1등 공신이다. 수년이 지났어도 그에겐 늘 ‘완득이’가 따라붙는다.

“아직 습작생일 때 두려웠던 건 ‘과연 내 글에 독자들이 응답을 줄까’ 였다. 칭찬이든 질타든 어떤 말이라도 듣고 싶었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주제에 외로운 작가가 될까봐 미리 걱정했던 거다. 하하. ‘완득이’는 많은 사람들이 응답을 해 준 작품이다. 쓴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고마운 마음에 눈물도 많이 흘렸다. 부담보다는 늘 고마움이 앞서는 작품이다.”

최근에는 ‘완득이’를 비롯해 ‘아몬드’ 등 청소년 문학이 세계 문학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김 작가는 “문학은 결국 우리의 이야기”라며 좋은 콘텐츠라면 장르의 구분 없이 사랑받는게 마땅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장르가 세분화된다는 것은 좀 더 전문화가 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특정 세대의 진입을 다소 껄끄럽게 하는 단점도 있다. 다행히 지금은 청소년문학이 세대를 넘어 넓게 포용되고 있는 것 같다. 문학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성찰인데, 그것은 나이와는 상관없는 문제다.”

차기작으로는 장편 동화를 준비 중이다. 좋은 이야기를 선보이기 위해 여러 곳을 다니며 꼼꼼하게 취재하고 있다고 했다. 김 작가는 “올해 안에 원고를 마치고 싶은데 계획대로 될 지 모르겠다”며 “성실하게 준비하고 성심껏 쓴 동화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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