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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인술]건강한 장의 비결은 ‘올바른 식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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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필자는 대학병원에 근무하면서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등의 질환으로 고통받는 다양한 연령층의 환자를 수술하고 돌보고 있다. 예방 가능한 방법이 눈에 보인다면 우리 모두가 노력하여 이러한 질환을 퇴치하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최근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대장암은 발병률이 위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근소한 차이다. 대장암의 사망률은 폐암·간암에 이어 3위이다. 검진율이 낮아 조기 진단율이 낮은 것이 이유일 것이라고 해석된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직장암보다 결장암의 빈도가 높아졌다. 이 패턴은 서구의 것과 비슷하여 암 발생이 식생활과 비만 등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통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18년을 기준으로 과거 5년보다 염증성 장질환 31%, 게실 질환 25%,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11.6%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장질환의 빈도가 현저히 증가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대장암을 비롯한 다양한 장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잘못된 식생활과 생활 습관 때문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대장은 과거 소장에서 흡수되고 넘어온 음식물 찌꺼기가 수분 흡수를 거쳐 변을 내보내는 장기로만 인식이 되었으나, 신경세포의 많은 분포 등으로 신경질환과 관련이 있어 제2의 뇌라고 불리기도 한다.

장내 세균의 비밀이 알려지면서 장이 노화, 비만 등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속속히 밝혀지고 있다. 올바른 식생활로 장내 세균 중 유익균의 수를 증가시키면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프리바이오틱(유산균의 먹이)을 많이 섭취하면 대장에 있는 유익균이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많이 생성시켜 장내 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 항염증·항암 효과를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필자는 진료실과 건강 강좌에서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책을 발간했다.

잘못된 식생활의 누적, 즉 육류 섭취 증가, 가공육 섭취, 패스트푸드, 식사를 빠르게 준비해 먹는 레토르트 식품, 독주를 빠르게 마시는 과음 습관, 높은 흡연율, 더구나 심한 스트레스와 비만 등이 우리의 장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30년 넘게 진료하면서 체감하고 있었던 사실이다.

건강한 장을 위한 기본 수칙은 실제 실생활에서 꾸준히 실천이 가능한 것들이다. 가급적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아침은 먹는 것이 좋고, 이른 저녁 식사 이후 가급적 야식은 피한다. 음식을 천천히 씹어 소화가 잘되게 하며 포만감을 유도한다. 음식을 적게 섭취해 비만을 예방한다. 유해한 가공육과 튀김 음식은 적게 먹고, 가급적 유익균에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와 발효 식품인 김치나 된장국, 청국장 등(단 저염 식품으로 섭취)을 먹는 것이 좋다.

음식을 섭취하는 순서도 중요하다. 먼저 채소를 먹어 포만감을 유지하고, 이어 단백질을 섭취하고, 마지막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당지수가 높는 과일과, 시판 음료 중에 많은 액상과당 음료 등의 섭취는 피해야 한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대사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이상 유산소 운동(땀이 날 정도)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남규 |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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