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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일문일답]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 "공무원이 과로사 하는 나라는 후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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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1일부터 준법투쟁·9일부터는 전면 파업 돌입"

"사측 교섭 태도 불성실…집배원 1000명 증원 해야"

뉴스1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왼쪽)이 총파업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6.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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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이 오는 7월9일 우정 사업 역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한다.

우정노조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2.87%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26일까지 우정사업본부(우본)가 불성실하게 교섭한다면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과 파업에 참여하는 전국 9개 지방본부 위원장 등 우정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해 "더이상 죽을 수 없다", "토요 집배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위원장은 "집배원 인력 증원과 완전한 주 5일제라는 노사가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라는 것 뿐"이라고 강조하며 "3만여 조합원이 두 달 가까이 투쟁을 전개하며 국민들 사이에서도 과로사를 줄이기 위한 집배인력 증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집배원을 비롯한 우정노동자들이 정부재정에 기여한 돈이 무려 2조8000억 원이지만 정작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과로로 인한 죽음의 행렬"이라며 "정부도 나서라"고 요구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도 "현장 집배 노동자들의 분노가 우정노조 총파업 투표의 압도적 찬성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며 "정부는 모든 산업 중 유독 집배원들 사이에서 돌연사·과로사가 많은 이유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Δ우편요금 현실화 Δ일반회계 지원 Δ우정사업본부 제도 개편을 통한 우정청 승격 Δ집배원 증원에 대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총파업 가결됐는데, 파업 참여인원은 어떻게 되나?
▶이번 투표에서 거의 99%에 가까운 투표율이 나왔다. 집배원들은 거의 다 참여했다고 보면된다. 이번 파업에는 총 2만7595명 중 필수유지인원을 제외한 1만3072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이 중 집배원은 4065명, 발착인원은 3970명, 접수인원은 2487명, 금융인원은 2550명이다.

-파업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진행할 예정인가
▶7월1일부터는 준법투쟁을 하고, 9일 새벽 0시에 전면파업을 시작할 것이다. 일단 2~3일 정도 파업이 지속되면 물류가 멈출 것이라고 본다.

-파업이 가결됐는데 오늘(25일) 2차 조정회의 결과 어떻게 될 거라 보는가
▶그동안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지켜지지 않고 임금차별이 많은 부분에 대한 개선과 수당 인상 등에 대해 교섭을 진행해 왔는데 지금껏 결렬됐다. 우정사업본부에서 대안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결렬될 것으로 본다.

-전향적 대책 없으면 파업 돌입하겠다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그동안 교섭을 한 달 이상 해왔는데 우본 측의 교섭임하는 자세가 불성실해 진전이 없었다. 현재 교섭파트너가 바뀌고 인력 충원에 대해 사측이 제시한 인력증원에 대한 내용은 있지만 아직 합의를 받아들일 만큼은 아니다.

-증원하는 인원은 정규직 인원인가
▶지금 공무원 증원은 할 수가 없다. 아웃소싱 형태로 소포만 배달하는 위탁집배원을 증원하겠다는 것이다.

-임시 국회 추경 편성하라고 요구했는데, 올해 인력 증원을 위한 비용을 마련하라는 뜻인가?
▶작년에 인력 증원안이 예결위원회까지 갔었는데, 소소위원회에서 행정안전부 측에서 '공무원 증원은 인력진단을 한 뒤에 해야지 예산을 끼워 넣어서 증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그 취재대로라면 이번에는 여야가 합의해서 넣으면 추경에도 넣어도 무리없다는 입장이다.

-우본이 특별회계로 관리되는 곳인데, 2조8000억 원이 수년 간 빠져나갔다는 건 어떤 것인지
▶우본이 보험, 예금, 우편 사업 세가지를 하는데, 보험과 예금의 이익잉여금을 우편 적자 일부만 갚고 나머지를 공적자금 1조4000억 원, 일반회계로 1조4000억 원 합쳐 2조8000원이 정부재정으로 빠져나갔다.

-우정청 승격을 요구하는 이유가 뭔가
▶지금은 인력 증원에 대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아야하고 흑자도 전출시켜야하는데 불합리하다. 우정청으로 승격하면 예산이든 인사든 자체적 영역이 넓어지기 때문에 우정청 승격이 맞다고 생각해 요구하는 것이다. 정부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는데 이번만큼은 공론화하고 당·정을 찾아 우정청 승격을 요구할 계획이다.

-우본 측이 제기한 인력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할 생각이 없는가
▶인력재배치는 집배원 근무여건을 하향평준화시키겠다는 논리인데, 실제 현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구조다. 일례로 대도시 집배원은 주행거리는 짧지만 우편 물량이 많고, 농어촌은 우편 물량은 적지만 주행거리가 길다. 노조에서는 잉여인력이 남는 지역이 없다고 보고 있으며, 집배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분류하는 인력 재배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는 26일 중노위 중재안이 나오는데 이에 따라 파업 일정이 변화가 있는가
▶일단 중노위는 결렬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파업에 돌입하면 집배 쪽보다는 실제 우편물을 배분하는 집중국에서 문제가 더 클 거라고 본다.

-추가인원 뽑으려면 재원은 얼마나 필요한가?
▶저희가 요구한 것은 1000명 정도다. 이 인원의 충원을 위해서는 400억 원 정도의 재원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토요일 근무 폐지에 대한 우본 측 입장은 어떤가.
▶노조는 토요일 근무 폐지를 위한 인력을 약 2000명 정도로 보고 있다. 현재 사측에서 제시한 인원으로는 토요일 근무 폐지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노동자들은 보통 안전 문제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로사로 사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공무원이 과로사로 사망한다면 이건 후진국이 아닌가. OECD 소속된 대한민국에서 집배원의 과로사 사망은 정부 책임이 크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교섭에 임하겠지만 과로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본·정부에서 최대한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 파업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지만 사안의 불가피성을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셨으면 한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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