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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황교안, '외국인 임금 차별' 잘못된 현실인식…놀랍고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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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호길 인턴기자] [이준구 교수 "외국인, 세금 안 낸다는 주장은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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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사진제공=SNU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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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내국인·외국인 임금 차등 적용' 발언에 대한 논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도 황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외국인 근로자들은 국내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따라서 우리 경제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것은 그야말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잘못된 현실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학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경제학 교재 중 하나인 '미시경제학'을 집필한 미시경제학의 권위자다.

그는 "내 상식으로는 그 주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같이 밝히며 "자본주의 경제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그들이 생산에 기여한 바만큼의 임금을 받는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면 이들이 벌어들인 소득만큼의 기여가 있었다는 뜻이며, 이들을 가리켜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외국인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말한 황 대표의 발언도 문제 삼았다. 그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국내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부가가치세를 낼 테니 세금을 안 낸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나는 그들과 관련된 세법규정을 잘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소득세도 과세대상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1야당의 대표가 이런 잘못된 현실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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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현안 및 안보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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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논란이 된 황 대표의 '외국인 임금 차별' 발언을 포퓰리즘에서 오는 정치적 이득을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이 그들에게 일자리를 뺏긴다고 느끼는 일부 근로자들의 박수를 받을지 몰라도, 우리 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분명 손해가 나는 장사를 하자고 주장하는 셈"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황 대표는 19일 부산상공회의소 조찬간담회에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기여가 없고 기여한 바가 없다. 산술적으로 (내국인·외국인이) 똑같이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해 '외국인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황 대표는 이날 "내국인은 세금도 내고 나라에 기여한 사람으로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했기 때문에 당연하지만, 외국인은 기여가 없고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호길 인턴기자 psylee1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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