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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나경원 "'달창=달빛 창문'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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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 바른미래당과 먼저 하는 게 바람직"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건 '경제 청문회'와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나와야 한다"고 요구를 구체화했다.

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국 경제의 큰 틀은 경제부총리가 한다기보다 청와대에서 한다"며 이같이 요구하고 "그러면(두 사람이 국회에 출석한다면) 어떤 형식이든 좋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이 경제 청문회를 요구한 배경과 관련해 "여당이 (국회 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추경을 계속 요구했다. 마치 지금의 경제 실정이 추경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했기 때문에 '그러면 경제가 어려운 것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미에서 경제 청문회를 주장한 것"이라면서 "처음에는 '경제 실정 청문회'라고 이름붙였지만 어떤 이름도 형식도 좋다"고 부연했다.

단 나 원내대표는 '홍남기,김수현 2명이 국회에 출석하면 국회가 정상화된다는 것이냐'는 재질문에 "정상화는 (조건이) 3가지 있다"며 "첫째는 패스트트랙 과정에 대한 사과, 둘째는 선거법과 공수처법 합의처리 약속, 셋째는 경제 청문회든 토론회든 경제 진단"이라고 말해 패스트트랙 사과도 여전히 굽힐 수 없는 요구임을 재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장기 공전 중인 상황에 대해 "파행의 핵심은 청와대와 여당이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 안 하는 것"이라며 "날치기 패스트트랙에 선거법을 올린 것은 여당이 야당을 대화 대상으로 생각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지난해 12월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 합의에서 '연동형 비례제 도입 검토'를 합의해 놓고 비례제 폐지, 의원정수 축소를 당론으로 정한 것은 말을 바꾼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저는 분명히 당시에 '검토'라는 단어를 썼다"며 "번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맞받았다.

그는 다만 '의원정수 축소와 비례대표 폐지가 바꿀 수 없는 당론이냐'고 묻자 "일단 (당론을) 그렇게 정했으나 정치는 현실이지 않느냐"며 "날치기 한 패스트트랙 선거제를 민주당이 고집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유연하게 토론하겠다"고 다소 여지를 뒀다.

국회 정상화와 검찰총장,국세청장 인사청문회 참여는 별개인지 묻는 질문에는 "(청문회에서 검증하겠다는 말은) 정상화와 관련된 말씀을 드린 것이고, 그 안에 정상화가 되지 않겠느냐"며 만약 국회가 정상화되면 청문회에 참석해서 따지겠다는 뜻으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그는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국회 정상화의 추가 조건으로 내걸 생각인지 묻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취지로 답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조건 없는 등원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는 데 대해 그는 "국민들께서 많이 걱정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들어가 일 좀 하라'는 말도 있는 것도 안다"면서도 "그런데 열었을 때 뭘 할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있다. 국회 정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부와 여당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근혜 탄핵 찬성, 입장 변화 없다"

여당 및 다른 야당과의 국회 정상화 협상 관련 내용 외에, 한국당 내부 의제도 토론 주제로 올랐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이 최근 한 매체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찬성 표결을 던진 결정이 아쉽다'고 말했던 것(☞관련 기사 : "박근혜 뛰어넘자"던 나경원 "탄핵 선택 아쉽다")에 대해 '탄핵 찬성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저는 그 당시 위기 상황에서 촛불 국민이 원했던 대한민국이 지금의 대한민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아쉽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홍문종 의원의 탈당으로 보수 분열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해서는 "우파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통합"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우파 통합이라는 큰 가치를 이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홍 의원 외에 추가 탈당하는 의원이 있을지 묻자 "탈당할 의원은 안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애국당과 바른미래당 중 어느 쪽이 우선 통합 대상이냐고 한 패널이 묻자 그는 "저는 개인적으로 바른미래당과 먼저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눈길을 모았다. "바른미래당이 정당 형태도 그렇고, 인적 숫자도 많지 않느냐"는 것. 그는 "그래서 바른미래당과 먼저 통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애국당과는 자연스럽게 같이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미래당과 당대당 통합이냐 하는 부분은 논의할 부분이 있지만, 큰 틀에서 우파 가치에 동의한다면 같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하고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당내 공천 기준과 관련해 '탄핵 사태에 책임 있는 의원들'이 교체 대상으로 지목된 데 대해 그는 "특정 키워드로 물갈이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물갈이라는 표현도 늘 공천 때 나오는데, 그것이 공천의 지고지순한 목적일까 생각한다. 열심히 안 한 분은 그만 하셔야 하고, 열심히 한 분은 또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천 기준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 당내 신(新)정치혁신특위 일부 위원의 과거 행적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사실 당에 많은 위원회가 출범하고 있고, 적게는 2~30명, 많게는 100명씩 (위원 위촉을) 했다"며 "그런 부분이 있다면 검증을 한 번 제대로 해보겠다.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그는 총선 의석수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마음 같아서는 이기고 싶다고 말하고 싶지만, 제가 원내대표를 시작할 때 '개헌 저지선(100명)이라도 확보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만 언급했다.

"'달창' 발언, '달빛 창문인가' 하고 쓴 것"

한국당의 막말 논란 등에 대해서도 토론은 이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이 '북한 수석대변인', '반민특위로 국론 분열', '달창' 등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데 대해 "일부는 잘못된 발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겠는데, 일부는 도저히 그게 왜 과격한 발언인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달창' 논란은, 그게 무슨 '문빠,달창' 이렇게 기사에 있더라. (이것을) 누가 페이스북에 올리고 그래서 '달빛 창문인가' 하고 쓴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런 나쁜 단어의 축약인 것을 알았으면 썼겠나. 그래서 깜짝 놀라서 사과했는데 그것을 가지고 막말했다고 열흘 동안 기사를 쓰고 민주당은 위원회별로 성명을 다 냈다. 정말 지나치다"고 항변했다.

그는 "제 발언뿐 아니라 한국당의 발언을 계속 '막말 프레임'으로 넣고 있다"고 여당을 탓하며 "물론 우리가 다소 잘못한 부분이 있고 조심해야 하는데, 이것은 야당 입을 막는 프레임이다. 사실 막말 원조는 민주당 아니냐"고 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김정은 수석대변인'이 막말이라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며 "외신 보도를 인용한 것인데 그마저 막말이라고 하면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그 부분은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인 부분이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막말 논란 끝에 한국당 윤리위에서 제명 결정이 내려진 이종명 의원 문제와 관련해 그는 "사실 국회가 좀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바로 이 부분을 안건으로 올리려 했지만, (현 상황에서) 이 안건을 논의하기에 적절치 않았다"며 "국회 정상화가 되면 바로 이 부분에 대해 의총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이 의원 제명안이 가결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의총에서 어떤 논의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전날 황교안 당 대표가 부산상공회의소 조찬에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 수준을 유지해 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말해 차별 논란이 인 데 대해서는 "차별대우하자는 취지로 말한 건 아니라 생각한다"며 "한국당은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그런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 외국인의 경우 숙식비를 제공하는데, 그것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넣자는 것, 연수 기간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일' 논란, 나경원의 해명은?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을 비판하면서 '실익에 따른 외교를 하고 있는 일본에게 배워야 한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를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은 안 하고 있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하자, 한 패널로부터 나 원내대표가 과거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 참여 논란이나 반민특위 발언, 위안부 협상 평가 등 유난히 친일 논란이 많다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좌파 정당의 뿌리깊은 우파 정치인에 대한 친일 낙인찍기"라며 "제가 2004년 초선의원이 되자마자 자위대 행사에 실수로 잘못 갔다가 문 앞에만 간 사건 때문에 친일 논쟁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반민특위 부분은 저는 반민특위를 폄훼할 생각이 아니었는데 오해 소지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한다"며 "이것은 우파를 친일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것을 다시 시작했다.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 얘기를 왜 꺼냈겠느냐"고 주장했다.

위안부 협상에 대한 평가 논란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잘 됐다고 한 것이다. 일본 정부가 처음 돈을 냈기 때문(에 그렇게 평가한 것)인데, 그것으로 계속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이 정부도 똑같은 것을 하고 있지 않느냐.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공격할 때 '왜 재단 만드느냐',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어제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재단을 만들었고, 피해자 의사 확인 안 했다고 언론에 나오지 않았느냐"고 역공을 하기도 했다.

기자 :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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