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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이 사실상 중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를 예고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미ㆍ중 정상의 만남 자체가 불투명한 데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너무 크다 보니 섣부른 협상 타결보다는 장기전을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CNBC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 간 무역협상 전격 타결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그는 "G20 회의가 2500쪽이 넘는 협정문을 놓고 협상할 장소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향후 협상을 잘해나가자는 합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정도"라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이어 "결국은 협상으로 무역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시 기꺼이 남은 3000억달러(약 356조원) 규모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방송된 A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에 관세를 반드시 부과해야만 하겠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나는 그렇게 하기를 꺼리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나는 관세의 위력 또한 이해하고 그 때문에 (관세전쟁으로 현재 타격을 받는) 미국 농민들도 결국에는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이날부터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상품에 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공청회에 돌입했다. USTR는 이미 2500억달러(약 296조5000억원) 규모 중국상품에 25%를 부과하고 있어 신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모든 중국산 상품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양측 간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다. 이날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최근 중국 정보통신업체 화웨이의 온라인 광고 중 일부를 자체 규정 미준수를 이유로 삭제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텔레그래프 측에 "그 광고들은 화웨이가 유럽연합(EU)에서 정치적 광고물 상영을 허가받지 않았기 때문에 삭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미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16일 69개 계열사와 함께 미 상무부의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랐다.
중국은 미 국채 매각으로 맞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한 미 재무부 국제자본수지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보유 잔액은 지난 4월 기준 1조1130억달러(약 1321조7000억원)로 전월보다 75억달러(약 8조9000억원) 줄었다. 이는 2017년 5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다.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은 지난해 6월 말에만 해도 1조1912억달러(약 1412조원)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양을 계속 줄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ㆍ중 무역전쟁이 격화할 경우 중국이 대규모 미 국채 매각을 통해 미 금융시장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왔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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