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넬슨 씨의 사진집 '헬로 코리아' 출간
눈빛출판사는 루퍼트 넬슨(88) 씨가 한국 복무 중에 촬영한 사진들이 게재된 '헬로 코리아(HELLO KOREA)'를 펴냈다.
이 사진집에는 한국전쟁 마지막 해인 1953년과 이듬해 초에 찍힌 풍경 사진 100장이 실려 있다.
촬영자인 넬슨 씨는 1953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강원도 화천과 춘천 인근의 최전방 포병부대에서 측량병으로 복무했다.
길 가다 보따리를 내려놓고 쉬고 있는 시골 소녀(1953년 10월) |
차 타고 가며 찍은 어느 시골 풍경(1954년 1월) |
농부들이 모내기하는 것을 논둑에 쪼그리고 앉아 신기한 듯 바라보는 미군 병사(1953년 6월) |
강원도 춘천의 시장 풍경(1953년 여름) |
서울 도심에 있는 한국은행 앞의 거리 모습(1953년 여름) |
그의 사진에는 부대 생활과 전방 모습은 물론 한국의 농촌과 일상 풍경이 선명하게 담겼다. 농촌의 모내기와 추수 장면, 춘천의 시장 풍경과 천막 학교, 서울의 동대문과 시가지 모습, 부산항과 전쟁고아 등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다. 넬슨 씨는 전쟁의 파괴와 죽음, 한국인의 절망과 희망을 이국인의 시선으로 생동감 있게 기록했다.
귀국 후 사우스다코타 주립대와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공부한 넬슨 씨는 농촌선교사로 태국 북부 산악지역에서 30여년간 일하다가 1996년 은퇴했다.
넬슨 씨는 사진집 서문에서 "한국에서 지낸 13개월은 나의 첫 외국 생활이었다. 미국에서와는 너무나 달랐지만 한국의 농촌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가 자란 미국 중서부의 시골 사람들을 떠올리게 했다"며 "역사는 기억되어야 하고 또 그로부터 학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진집 발간은 정건화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해 미국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 과정사상연구소 방문연구원을 지내던 중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시 필그림 프레이스 시니어스 타운에서 우연히 넬슨 씨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넬슨 씨는 한국에서 찍은 칼러 슬라이드(코다크롬) 240장을 갖고 있다고 정 교수에게 밝혔고, 이후 수차례 만남 끝에 슬라이드 기증 의사를 흔쾌히 나타냈다.
사진집에는 이런 과정과 넬슨 씨의 한국전쟁 체험, 미국 귀국 후 활동과 근황 등이 한글과 영문으로 상세히 실렸다. 원고는 정 교수와 문화연구자 한윤정(전 경향신문 기자) 씨가 함께 맡았다.
180쪽. 2만5천원.
헬로 코리아 |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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