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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무역전쟁 담판 앞두고 "'홍콩 시위' 이해"… 트럼프 속내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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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홍콩 자치 상황 연례조사 검토/ 본격적으로 홍콩 사태 개입하려는 미국

세계일보

사진=AFP연합뉴스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을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오는 16일 또다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나서면서 또 한 차례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과 12일 대규모 시위 이후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또 다른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미 상원은 홍콩 시위가 격해짐에 따라 중국 정부가 보장하는 홍콩 자치권에 대한 연례 조사를 벌일 수 있는 법안을 제출했다. 또 범죄인 인도법안이 통과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영향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방안과 출판업자. 기자, 활동가들의 구금과 납치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함께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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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는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홍콩을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첩보활동의 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보고서를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특히 미 국무부에 1992년 홍콩 정책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홍콩의 무역·경제적 이익을 계속 보장받도록 할 필요가 있는지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홍콩이 충분한 자치를 누리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연례 조사는 물론 기본적인 자유를 억압하는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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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들고 도심 점거 지난 9일 홍콩 시민 100만명의 반대 시위를 불러일으킨 ‘범죄인 인도법’ 심의가 12일 연기된 가운데 시 위대가 우산을 들고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시위대는 전날 밤부터 홍콩 입법회가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으로 몰려들어 이날 오후 까지 수만 명으로 불어났다. 홍콩=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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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자들을 향해 진압봉을 휘두르고 있다.


이는 미 의회가 홍콩 사태를 매우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전면적인 경제 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는 양국 간 갈등이 홍콩 사태를 계기로 또 다른 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달 말 예정된 일본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사태를 고리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고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시위의 이유를 이해한다”고 언급한 같은 날 기자들에게 “양국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백악관은 이미 홍콩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시 주석에게 홍콩 문제를 제기할 경우, 무역협상 타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홍콩 문제에 있어서는 시 주석이 이를 양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서다. 대만과 함께 홍콩은 중국의 핵심이익에 속하는 영토와 주권 문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어떠한 미국의 요구에도 굴복한다는 모습을 피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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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9일(현지시간) 거리를 가득 메운 채 대규모 시위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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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한 가운데 한 집회 참가자가 경찰을 향해 최루 가스를 집어던지 며 반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야권과 시민단체가 오는 16일 대규모 시위를 또 한차례 예고하고 나섰다. 홍콩 정부는 홍콩 시민들의 집회를 ‘폭동’으로 규정한 만큼 강제 해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이미 폭력적인 시위에 대해서는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9일 홍콩 시민 100만명이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에 참여해 홍콩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를 기록했다. 이어 12일에도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홍콩 정부 청사를 에워싸 범죄인 인도법안 2차 심사를 연기하도록 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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