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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데미안’ 남긴 헤세…“우리 시대 절실히 소환돼야할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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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따끈따끈 새책] ‘내 삶에 스며든 헤세’…‘데미안’ 출간 100주년 기념 기획

머니투데이

“‘데미안’은 생애의 옆구리나 갈비뼈, 염통이나 허파 같은 것을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운명의 형식을 알려준 이름이다.”(김형수 시인)

“헤세의 책엔 뱀이 바위 위를 지나간 자리 같은 것이 남겨져 있다. 햇볕을 피해 뱀이 축축한 아랫배를 밀고 지나간 바위 위를, 습도와 온도와 냄새를 헤세는 독자에게 남긴다. 그것은 성장보다는 정념에 가깝다.”(김경주 시인)

올해 출간 100주년을 맞은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은 수많은 독자에게 인생의 본질적 가치를 ‘정의’하고 ‘증명’한 명저로 살아 숨 쉰다. 세계적 그룹으로 인기를 모은 BTS(방탄소년단) 역시 '데미안'의 '광팬'이다.

데미안을 비롯한 그의 작품들은 전쟁에서 시작해 사랑을 두드리고 지와 사랑의 격전을 거쳐 인생에 이르는 변화무쌍한 우리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생애 마지막 소설인 ‘유리알 유희’에선 불교 사상과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을 통해 진리에 열린 세계관을 투영하기도 했다.

헤세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끝 모를 깊이에 사회 명사 58인이 헤세 문학을 위해 달려들었다.

강은교, 김경주, 박노해, 이외수, 이해인 등 여러 문인뿐만 아니라 학자, 정계, 종교계, 평론가, 예술인 등이 필진으로 참여해 헤세 작품의 힘과 영향력, 감동을 수필 형식으로 전한다.

박노해 시인은 “열다섯, 외롭고 가난한 소년의 가슴에 어느 날 헤세가 걸어왔다. 헤세를 읽으며 보낸 그 겨울밤의 맑고 시린 바람 소리는 지금도 내 안에 살아있다”고 적었고 이외수 소설가는 “헤르만 헤세에게 진단을 의뢰한다면 온 국민에게 정신적 발육 부진과 영적 미성숙이라는 차트를 내밀어 보일지도 모른다”고 일갈했다.

필진을 모으고 이 책을 기획한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헤세는 어떤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평생을 노마드적 가치로 인간의 근원적 존재성을 탐색한 문화예술가”라며 “지금 우리 시대에 가장 절실히 소환돼야 할 존재”라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내 삶에 스며든 헤세=강은교, 전찬일(기획) 등 58명 지음. 라운더바우트 펴냄. 500쪽/2만50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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