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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수)

이희호 여사 별세…남편 DJ 때처럼 北 조문단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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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희호 여사(앞줄 왼쪽)가 2011년 12월2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북한의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상주(아들)이자 후계자인 당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조의를 표시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살아생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힘써온 이희호 여사가 지난 10일 별세함에 따라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거에도 북한의 조문단 파견이 단절된 남북대화를 이어가는 계기를 마련한 바 있는데, 실제로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 주요 국내 인사의 장례에는 조문단을 파견해왔다.

대표적으로 북한은 2009년 8월18일 이 여사의 남편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이튿날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내고, 특사 조의방문단을 파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앞서 2000년 6월 분단 후 55년 만에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이 여사와 함께 평양을 찾아 김 국방위원장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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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맨 오른쪽)를 비롯한 북측 특사 조의방문단이 2008년 8월21일 오후 국회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빈소에서 분향한 뒤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09년 8월21일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조문 사절단이 특별기로 서울에 도착한 뒤 국회에 마련된 빈소에서 조의를 표했다.

방한 이틀째인 22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사실상 첫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당시 김양건 부장은 현 장관과 면담에서 “북남관계가 시급히 개선돼야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셋째날인 23일에는 청와대로 이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문단으로 왔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특사 임무까지 수행한 셈이다.

이 여사가 앞서 김 위원장에 대한 조문을 위해 2011년 12월26일 평양을 방문,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상주(아들)이자 후계자인 당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위원장을 만났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 만난 첫 국내 인사가 바로 고인이었다.

당시 북한은 이 여사의 숙소로 앞서 내외가 정상회담 때 묵은 백화원초대소 101호를 제공하는 등 극진히 예우와 배려를 다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보면 이번에도 북한이 중량급 인사가 포함된 사절단을 파견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북한이 조문단을 보낸다면 정부가 최근 대화 기회를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조문정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

두번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8년 5월23일 서거했을 때는 김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만 보낸 바 있다.

2001년 3월 정주영 전 현대 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때는 송호경 당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전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조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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