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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극도의 원한으로 '오버 킬'했나…'제주 전 남편 살해'[한승곤의 사건수첩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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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킬, 극도의 원한으로 피해자 무참히 살해 특징

사라진 시신 해상 뿐만 아니라 다른 장소 유기 가능성

전문가, 전 남편에 적대감있고 격분했을 수도

고유정 신상공개, 오늘(6일) 공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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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가 4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제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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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의 범행 수법이 잔혹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른바 '오버 킬(overkill·과잉살해)'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오버 킬이란 피해자에게 극도의 원한과 분노를 품은 가해자가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는 필요 이상의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범죄심리전문가는 고유정의 잔혹한 범행에 대해 심각한 앙심을 품고 범행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자 강 모(36) 씨 유족들은 고유정의 범행 수법을 듣고 실신할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4일 입장문을 통해 "미리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확실하며, 범행이 너무 잔혹해서 경찰을 통해 얘기를 듣고 실신할 정도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유정 범죄 수법은 상당히 잔혹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펜션 수색 과정에서 강 씨의 것으로 보이는 다량의 혈흔을 찾아냈다. 혈흔은 펜션 욕실 바닥과 거실, 부엌 등 실내 여러 곳에서 상당량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면 욕실 바닥 등 혈흔이 검출된 장소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범행 증거인멸의 취지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분노를 풀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시신 훼손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범행 도구도 사건의 잔혹성을 설명한다. 앞서 경찰은 펜션에서 발견된 혈흔이 강 씨의 것으로 확인되자,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시에 있는 고유정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와 시신 훼손 시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도구 몇 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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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왼쪽 세 번째)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로 호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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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원한으로 살해 '오버 킬'…피해자 수십 군데 흉기로 찔려

극도의 원한을 품고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하는 오버 킬 사건은 지난해 5월에도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한 생활정보지를 통해 배우자가 된 50대 아내는 70대 남편을 흉기로 30여 차례 베이고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3개월간의 동거를 끝내고 혼인신고 20일 만에 일어난 이 사건은 범행의 잔혹성 때문에 살해 동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 50대 여성은 범행 직후 총 230km가량의 도주를 벌였는데, 청주에서 남편을 살해한 뒤 본인이 소유한 차를 타고 증평 괴산까지 이동했다.


이후 차량을 버린 뒤 시내버스를 타고 음성과 대전을 거쳐 계룡 논산까지 도주하고 충남 논산의 식당에 몰래 취업했지만 7일 만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는 70대 남편이 자기를 무시했으며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며 여러 차례 집을 나가라는 말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피의자는 결별 조건으로 1억 원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또 한 번 화가 났고, 70대 남편과 맥주를 같이 마시던 도중 결국 화를 참지 못한 피의자는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사건의 잔혹성과 진술 내용을 종합해 당시 전문가는 "피의자가 확실하게 죽이자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며 개인 안에 도사리던 불안감까지 증폭된 것"으로 분석, 오버 킬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2010년 10월에도 오버 킬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부산 버킹검 모텔 사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경찰조차 사건 현장을 보고 범행의 잔혹성이 너무 심하다고 분석을 했을 정도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이불에 덮인 채 숨져있던 피해자는 온몸에 흉기에 찔린 자국이 가득했다. 부검 결과 시신에서 발견된 찔린 자국은 모두 74곳으로 조사됐다. 사건 현장에서는 현금이 그대로 발견, 전형적인 극도의 원한에 의한 범행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현재 이 사건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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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펜션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3일 제주해경이 제주∼완도 여객선 항로를 중심으로 피해자 시신을 찾고 있다. 해경은 제주∼완도 여객선에서 사체를 유기했다는 피의자 진술에 따른 제주동부경찰서의 협조 요청을 받고 함정 등 6척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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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신 도대체 어딨나…해상뿐만 아니라 다른 장소 유기 가능성

한편 고유정이 훼손한 시신은 제주 해상, 전남 완도, 김포 등 여러 군데에 나뉘어 유기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범행을 저지른 고유정은 범행 이틀 후 28일 오후 6시30분께 제주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과 캐리어 가방을 구매했다. 이어 8시30분께 제주항에서 훼손된 시신 등을 차에 태운 채 완도행 여객선에 올랐다.


이후 훼손된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해상에 유기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CCTV에 이 모습이 찍힌 시간대는 고유정이 승선하고 약 1시간이 지난 뒤인 오후 9시30분께다. 봉지를 해상에 버린 시간은 약 7분이다.


앞서 2일 경찰의 요청으로 제주해경은 첫 번째 시신 유기 장소인 제주항~완도항 항로를 중심으로 함정과 헬기를 활용해 해상 수색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시신 일부가 해상이 아닌 다른 장소에 유기됐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경찰이 고 씨의 진술과 수사로 확인한 유기장소는 제주~완도 해상, 전남 완도군 도로변, 경기도 김포시 아버지 소유의 집 인근 등 모두 세 곳이다.


경찰은 시신 찾기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한편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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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가 4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제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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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남편과의 친자식을 뺏으려 한다는 식의 박탈 예상" 고유정 얼굴 오늘(6일) 오후 공개

전문가는 고유정이 범죄를 치밀하게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잔혹한 범행 이유에는 재혼한 남편의 아이 죽음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추론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5일 JTBC 인터뷰에서 "고씨가 전 남편에게 앙심을 품고 범죄를 계획했을 것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프로파일러 5명이 투입돼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한) 면담 진행이 되고 있다"며 "차량 준비 등 사전에 범행을 미리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범행 전 이미 흉기와 시신을 담아 유기하는 데 사용된 종량제 봉투를 구입, 자신의 차량에 실어놓은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제주 출신이지만 청주에 사는 고 씨는 지난 18일 전남 완도항에서 자신의 차량을 끌고 배편을 이용해 제주를 찾았다.


이 교수는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고 씨와 피해자 사이에 아이의 양육권, 면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지만, 고씨가 전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망상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씨에게 성격장애가 있을 개연성이 높다. 조현병이 아니라도 관계망상이 있을 수 있다"면서 "만약 성격장애라면 그 문제 때문에 남편에 대해 심각한 앙심을 품고 범행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 남편과의 친자식을 뺏으려 한다는 식의 박탈 예상, 격분으로 피해자에 대한 적대감을 품은 것"이라고 추정했다.


의붓아들은 고유정이 재혼한 현재 남편과 그의 전처 사이에 출생한 아이다. 청주상당경찰서는 현재 이 아이의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의붓아들은 제주에서 친모와 함께 지내던 지난 3월 청주에 잠시 놀러 왔다가 숨졌다.


한편 고유정의 얼굴은 이르면 오늘(6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5일) 고 씨에 대한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졌지만,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심경 변화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얼굴 공개를 미뤘다.


앞서 경찰은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고 씨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는 "범죄 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한 사안"이라며 고유정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신상공개 결정에 따라 경찰은 고유정의 실명을 공개하고 언론 노출 시 마스크를 씌우는 등의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고 씨의 얼굴은 이르면 이날 오후 고씨가 변호사 입회하에 조사를 끝내고 유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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