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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미ㆍ중 무역전쟁이 격화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보복에 나설 경우 9개월 내에 글로벌 경제 침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2일(현지시간) 미 CNBCㆍ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의 체탄 아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펴내 "투자자들은 미ㆍ중 무역 갈등이 생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글로벌 거시 전망에 가져올 잠재적 영향에 대해선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시점에서 세계 경기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상태며, 특히 미국이 지난달 10일 예고한 대로 3250억달러(약 385조6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새로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빠르면 9개월 내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직면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ㆍ중 양국이 서로 부과한 관세의 부작용으로 전체적인 비용 증가를 가져와 글로벌 성장이 둔화되는 한편, 소비자 수요 감소, 기업의 자본 지출 감소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투자자들이 글로벌 수요를 침체시킬 수 있는 자본 지출의 감소의 파장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로 인한 부작용이 명확하게 예상되지만 정책 결정 당국의 행동은 부작용이 한참 심화된 후에야 실행되는 관례가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19일 미국의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356개의 1분기 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미ㆍ중 무역전쟁의 부작용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자본 지출(Capital spending)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자본지출 증가율 20%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CNBC방송은 "2020년 초에 경기가 둔화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약점이 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달 말 일본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 동안 만나 협상을 타결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두 사람의 1대1 회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미국 주식시장이 1년래 최악의 상황을 겪었음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무역전쟁이 얼마나 글로벌 경제에 위험한지를 과소 평가하고 있다"면서 "지난 주말 미ㆍ중 양국은 협상 결렬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600억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최고 25% 관세율을 적용한데 이어 주말에는 무역협상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의 무역백서까지 내놨다. 중국은 백서에서 미국이 대(對) 중국 무역마찰을 야기해 두 나라와 전세계 공통 이익을 해치고 있으며, 이랬다 저랬다 입장을 바꾸며 성의를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국 당국은 또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화물의 목적지를 바꾸는 오류를 범해 정상적인 사업을 방해한 배후에 미 정부가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조사에 나섰다. 자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는 외국기업 등에 대해 '블랙리스트' 작성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대미 보복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일부 미국 언론에선 중국 정부가 백서를 통해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WSJ는 "이번 백서에는 비판 외에도 대화를 통해 상호간 신뢰와 협력을 증진하고 차이점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중국의 의지가 곁들여져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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