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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힐링 로드] 런던에서 기차로 2시간…중세 잉글랜드가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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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술관보다 화려한 예술 작품 컬렉션을 자랑하는 `캐슬 하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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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것을 보면 여러 상상이 동시에 머리를 스친다. 오래된 물건, 오래된 건축, 오래된 도시는 쉬이 바닥나지 않는 이야기 샘과 같다. 세상에 존재한 세월의 길이만큼 깊은 샘. 런던에서 기차로 2시간을 달려, 중세에 시간이 멈춘 듯한 도시 요크(York)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도시에서 쉼 없이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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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위에서 바라본 요크 교회당(York Min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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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서 가장 긴 중세 성벽을 걷다

요크에는 잉글랜드에서 가장 긴 중세시대 성벽이 있다. 중세시대 잉글랜드 남부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가 런던이었다면, 잉글랜드 북부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는 요크였다. 지금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영국 연합(United Kingdom)이 되었지만, 과거엔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다고. 요크는 스코틀랜드와의 외교, 잉글랜드 북부의 군사적 방위를 담당하던 도시였기에 성채가 발달했다.

성벽길 중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요크 교회당(York Minster)이 잘 보이는 부삼바(Bootham bar)에서 몽크바(Monk bar) 사이다. '바(bar)'는 문이라는 뜻이다.

따듯한 햇살이 도시를 감싸는 오후, 성벽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과거 화려한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했던 도시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성벽을 지키던 군사들의 모습을 그려보며. 빛바랜 중세도시의 풍경이 두런두런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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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속 디아곤 앨리의 모델이 된 섐블즈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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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속 골목에서 마법사처럼 쇼핑

요크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은 섐블즈(Shambles) 골목이다. 영화 '해리 포터'에서 마법학교 학생들이 학용품을 사는 곳으로 나오는 '디아곤 앨리(Diagon Alley)'의 모델이 된 곳이어서다. 요크 사람들 말로는 영화 촬영 전 해리 포터 제작팀이 요크에 와서 섐블즈 골목을 둘러보고 갔다는데, 실제로 섐블즈 골목에 가 보면 그 말을 의심하지 않고 믿게 된다.

섐블즈는 19세기까지 푸줏간 수십개가 모여있는 시장 골목이었다. 생고기 발골·정형도 여기서 이뤄졌기 때문에 당시 이 골목은 온통 피와 내장으로 가득했다고. 지금은 건물은 그대로 남고, 푸줏간은 모두 사라진 대신 '해리 포터' 영화에서처럼 마법 지팡이와 망토, 여행 기념품 등을 파는 상점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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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보다 화려한 영국 가문의 저택을 엿보다

요크 도심에서 자동차로 30분만 나가면 한적한 교외가 펼쳐진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들, 평화롭게 풀을 뜯는 양떼, 그 속에 그림처럼 자리한 작은 마을들에는 요크에서 '부자'라고 불릴 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중 최고 부자는 '캐슬 하워드(Castle Howard)'라는 이름의 대저택에 사는 하워드 가문이다.

건축에만 100년이 걸렸다는 캐슬 하워드는 유럽의 웬만한 왕궁보다 더 크고 화려한 데다 그 안에 보유한 미술 작품 컬렉션도 어마어마하다. 영국에서 '일생에 꼭 한 번 가 봐야 하는 건축물 TOP10' 중 하나로 꼽힐 정도.

캐슬 하워드에는 지금도 하워드 일가가 거주하고 있지만, 일부 사적인 공간을 제외하고는 미술관처럼 대중에 공개하고 있다. 하워드 가문이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에서 사 모은 훌륭한 그림, 조각 작품, 진귀한 앤티크 가구와 그릇 세트 등을 감상하다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취재협조=유레일·요크관광청

[요크(영국) = 고서령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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