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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당국 수색범위 다뉴브강 전체 확대… 애타는 구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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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형 크레인 이용 탐지작업 / 경광등 켠 소형 보트들 육안 수색 / 강 수온 10∼12도 실종자 생존 위협 / 하구 그물망 설치 불구 성과 없어

세계일보

30일(현지시간)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군인들이 군용 선박을 타고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다페스트=EPA연합뉴스


29일 밤(이하 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일어난 한국인 관광객 탑승 유람선 침몰사고의 구조작업이 더뎌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헝가리 당국은 선박과 차량 등 인근 교통을 통제한 채 소방·경찰 인력이 구조를 벌이고 있지만 생존자는 추가되지 않고 있다. 사고 발생 다음 날 새벽까지 야속한 빗줄기가 그치지 않아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강의 수온도 10∼12도 정도라 실종자의 생존이 위험한 상황이다.

주요 외신이 현지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고 이틀째인 30일 오전 강 위에서는 경찰선들이 음파 또는 유속 탐지기로 보이는 장치를 소형 크레인을 이용해 물속에 집어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탐지작업을 벌였고, 경광등을 켠 소형 경찰 보트들이 주위를 빙빙 돌며 육안 수색작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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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군과 경찰 등이 수색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헝가리 당국은 실종자 수색·구조를 위해 수십명의 수상경찰과 잠수부, 100여명의 전문 소방관은 물론 군 병력까지 동원했다고 밝혔다. ‘두너우이바로시’라는 헝가리의 중부도시 이름을 딴 헝가리 육군 소속 군용선박 한 척이 사고 수역에 진입해 사고 지점의 수중을 탐사하고 잠수부를 동원해 수색에 나설 준비를 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헝가리는 해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최고 수준의 다이버들이 보통 육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대의 소방차 및 구급차, 구조 선박과 레이더스캔 등의 특수장비도 투입됐다. 구조작업에는 민간도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최근 폭우로 물살이 강하고 빨라진 데다 바람이 세게 불고 수심이 깊어져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강한 물살 탓에 자정 전에 구조 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팀 관계자는 BBC방송에 “시간이 지나면 강한 물살이 강에 빠진 사람들을 하류 쪽으로 보낼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 확률이 낮아질 것을 우려했다. 헝가리 국영 M1방송은 “이달 들어 잦은 비로 강물이 불어났고 곳곳에 소용돌이가 있다”고 전했다. 기상 상황 때문에 사실상 ‘골든타임’을 놓쳤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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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구조단이 음파탐지기 소나로 수색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헝가리 당국은 구조·수색 작업의 범위를 다뉴브강 전체로 확대한 뒤 강 하구 쪽에 그물망을 설치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사고선박인 ‘허블레아니’호와 추돌한 가해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Viking Sigyn)은 사고 지점에서 600m가량 북쪽에 정박돼 있었다. 인근에서 짐을 나르던 다른 선사에서 일하는 한 선원은 “300∼400m 앞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을 봤다. 사람들 세 명이 움직이지 않고 고개를 앞으로 숙인 채 물 위에 떠있었다”면서 “어떤 사람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떠 있는 것도 목격했다”고 전했다.

헝가리 경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람선이 대형 크루즈선에 추돌돼 거의 곧바로 침몰했으며, 사고유람선을 인양하기까지 수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여전히 다뉴브 강둑에 있지만 (구조)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선체 안에 여전히 탑승자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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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군병력이 수색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당국은 급류를 고려해 사고 현장에서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범위로 잡고 보트, 다이버, 스포트라이트, 레이더 수색 등을 총동원했다. 주헝가리 한국대사관도 현장대책반을 구성하고 영사를 현장에 급파해 헝가리 당국과 협력하며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병원에 이송된 부상자들에 대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물살이 너무 센 나머지 사고 현장에서 2마일(약 3.2㎞) 가까이 떠내려간 채 구조된 승객도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구조된 승객들은 근처 병원 3곳으로 옮겨져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저체온증 등의 치료를 받고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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