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中인민일보 “분명히 경고했다”는 문장에 주목
“1962년 인도·1979년 베트남 전쟁 임박해 단 2차례 사용”
"나중에 다른 소리 말라"는 의미…사실상 美에 전쟁 선포
中, 화웨이 제재 후 희토류 수출금지 등 강경대응 조짐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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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분위기가 날로 험악해지고 있다. 중국은 전쟁을 벌이기 전에나 쓰던 경고문까지 내놨다.
CNBC는 29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일보가 전날 ‘미국은 중국의 반격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사설에서 사용한 ‘분명히 경고했다(Don’t say wedidn‘t warn you)’라는 문장에 주목했다. 방송은 “과거 딱 2차례, 인도, 베트남과 전쟁을 치르기 직전에 썼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일보는 1962년 인도와 국경분쟁을 벌일 당시, 같은해 10~12월 중인전쟁을 치르기 직전에 처음으로 해당 문구를 썼다. 다음으로는 1979년 베트남과 전쟁을 앞두고 등장했다. 분명히 경고했으니 나중에 딴소리 하지 말라는 의미다.
CNBC는 “인민일보는 중국 공산당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매체”라며 두 사례 모두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을 시사했다.
미중 갈등은 최근 날로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5일 화웨이 제재에 이어 23일에는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대미(對美) 무역에서 이익을 보는 국가에 상계관세를 물리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관세폭탄부터 환율조작 경고, 주력 IT기업인 화웨이 제재까지 전방위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그간 미국의 파상 공세에도 강경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CNBC는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국민기업인 화웨이를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방송은 “세계 1·2위 경제대국 간 무역분쟁은 이번달 급속히 확전됐다. 양측은 서로 관세폭탄을 퍼부었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에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장시성 희토류 채굴·가공 공장을 방문해 희토류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날에는 관영매체 등을 통해 희토류 무기화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인민일보는 “희토류가 아무 이유 없이 중국에 가한 압력에 맞설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의심할 여지가 없는 대답”이라고 사설에 썼다. 관영 글로벌타임즈도 “중국이 희토류 카드 사용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 제품을 쓰지 않겠다면, 미국산 제품을 만드는데 쓰이는 재료도 팔지 않겠다는 경고인 셈이다. 희토류는 아이폰, 전기자동차, 첨단 무기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원자재다.
전 세계 희토류 중 중국 매장량은 40%로 추정된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중국이 전 세계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수입 희토류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재무부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전날 내놓은 환율보고서에 대해서도 “미국은 다른 국가의 환율정책을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맹비난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어떤 국가가 환율을 조작한다는 것은 미국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이 환율조작국이 아니라는 것은 기본 상식이자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아이콘이 된 화웨이 역시 전날 미국 정부의 제재에 대해 텍사스 소재 연방법원에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TV 및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도 받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공격에도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고 승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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