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스·캐비넷·유리·타일까지 '하루건너 관세'
반덤핑·상계관세 오바마 때보다 223% 증가…中 낙인찍힌 채 난타
일상화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폭탄 [정연주, 최자윤 제작] 일러스트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관세 타격이 일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된 데다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부쩍 늘어난 반덤핑·상계관세도 주목된다.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중국산 매트리스에 덤핑 판정을 내렸다.
상무부 지시에 따라 미국 세관 국경보호국(CBP)은 38.56∼1천731.75%에 달하는 현금을 예비관세의 형태로 일단 징수한다.
같은 날 상무부는 중국산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도 덤핑 판정과 함께 2.01∼79.71%의 현금을 거둬들이기로 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 대한 덤핑관세 대상에는 독일, 멕시코도 포함됐으나 덤핑 정도는 훨씬 약하게 판정됐다.
세부 품목들에 개별적으로 부과되는 이 같은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빈도가 높아졌다.
주로 비첨단 공산품을 겨냥한 이 같은 관세는 무역전쟁 중에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일괄 집행된 관세와는 별개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산업·통상정책을 문제로 삼아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상무부가 덤핑과 보조금의 시장왜곡 정도를 판정해 상시로 개별 세율의 관세를 물리고 있는 것이다.
덤핑과 보조금은 미국 산업계의 오랜 불만이었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분출구를 찾은 모양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미국 제조업 부활을 선언하며 취임한 뒤 실제로 조사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덤핑에 대한 관세, 보조금에 대한 상계관세는 미국 기업들의 제소와 함께 시작된다.
상무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날까지 168건의 새로운 반덤핑·상계관세 조사에 들어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같은 시기와 비교할 때 223%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점점 험악해져가며 글로벌 경기를 억누르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정연주 제작] 사진합성 |
이런 여건에서 중국은 국가주도의 경제모델 때문에 반덤핑, 보조금 논란이 큰 데다가 대미 수출량까지 많은 만큼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 미국 전체 수입액의 21.2%를 차지해 멕시코(13.6%), 캐나다(12.5%)를 제치고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게다가 무역전쟁을 촉발할 정도로 통상관행에 대한 인식도 극도로 나빠 의심을 넘어 제소의 손쉬운 표적이 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올해 3월 발간한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들에 없는 '산업정책' 항목을 삽입해 정부 지원, 자원, 행정 지원을 문제로 삼았다.
재작년부터 중국은 철강 중간재부터 캐비넷, 유리, 타일 등 갖은 제품에 대한 덤핑이나 상계관세를 얻어맞고 있다.
중국의 비첨단제품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관세폭격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에 유리하도록 자국통화를 절하하는 주요 교역국에 대해 미국이 상계관세를 물릴 수 있도록 미국 상무부가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다음 달 27일을 시한으로 삼아 전날부터 이미 여론 수렴에 들어갔다.
이 '환율 상계관세'가 도입되면 정부 개입으로 통화가치가 떨어져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판정되는 국가는 사실상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이 모두 관세를 맞을 리스크를 안게 된다.
환율조작 판정을 맡는 미국 재무부는 전날 반기 환율보고서를 통해 9개국을 환율 관찰대상으로 지정했고 이중 중국에 대해서는 뚜렷한 경계심을 토로했다.
여기에도 기업들의 제소와 자체 분석이 관세부과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무부는 "미국 법률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된 초점"이라며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을 해롭고 불공정한 악영향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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