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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케뱅·카뱅도 고전…"킬러서비스 개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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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 인터넷전문은행 불허 ◆

매일경제

정부가 이번에 신규 인터넷은행에 대한 인가를 불허하면서 당분간 업계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3분기부터 추가 인가 작업을 시작해 연내에 제3 인터넷은행 출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직은 먼 얘기로 들린다.

신규 인터넷은행이 출현해도 걸어야 할 길은 만만치 않다. 기존 은행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뜩이나 좁은 시장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인터넷은행이 시장에 가세하면 기존 시중은행 고객의 이탈이 커질 수 있다는 낙관론도 있지만, 차별화된 혁신 서비스 없이는 찻잔 속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지난 4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실적은 수신 16조원, 여신 10조원, 고객 수 929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7월 수신 5153억원, 여신 3627억원으로 시작한 뒤 1년9개월 만에 빠르게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하지만 추가 자본 확충이 늦어지면서 여신 증가세가 수신 증가세를 온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자본 확충의 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4월 말 기준 실적이 수신 2조6400억원, 여신 1조5400억원, 고객 수 101만명에 그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주력 주주인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케이뱅크도 증자를 준비하던 KT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담합 의혹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자본 확충이 지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일단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법제처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공정위 조사가 결론 날 때까지 수년간 KT 주도의 증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인터넷뱅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킬러 서비스' 개발도 필수적이다. 단순히 고정비가 적게 들어간다고 해서 금리 경쟁으로 고객을 늘릴 경우 향후 은행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리스크가 높은 대출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신용평가 등에서 추가적인 역량 개발이 필요하다.

인터넷은행이 전문 영역을 쌓고 있는 중금리대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정보의 활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기술(IT)과 비금융 정보의 활용이 필요하지만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가 표류하면서 당장 기약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자산이 많고 기존 시중은행 이용 비중이 높은 40·50대를 인터넷은행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과제다.

핀테크 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위뱅크와 마이뱅크가 효율적으로 시장 확대에 성공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정교화한 것이 성장의 기반이라는 평가다.

위뱅크는 IT 업체 텐센트가 지분 30%를 보유한 인터넷은행이다. 텐센트의 핵심 서비스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과 인터넷 포털 QQ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해 CSS에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과 얼마나 오랜 기간,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지를 살펴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고객의 로그인 시간과 게임 활동, 온라인 구매 내역 등 다양한 정보도 대출 심사에 반영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소유한 마이뱅크 역시 빅데이터를 활용해 덩치를 키웠다. 알리바바를 통해 수집된 고객의 전자상거래 기록을 분석해 대출 수요가 많지만 기존 은행권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자영업자 등 고객을 끌어들인 것이다.

일본 인터넷은행인 세븐은행의 대주주는 편의점 회사인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은행의 핵심 경쟁력은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전역에 2만4899대가 설치된 세븐일레븐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다. 고객은 다양한 금융기관과 제휴한 세븐은행의 ATM을 통해 각종 업무를 볼 수 있다. 여기서 얻는 ATM 이용 수수료가 세븐은행 전체 수익 중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이승윤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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