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국의 대중 관세인상이 중국수출에 미치는 영향’
위안화 절하 더 이상 못해..중국, 미국 관세제재 직격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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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지난 10일 미국이 적용한 대(對)중국 관세인상 후폭풍이 지난해 관세인상때보다 클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보고서가 나왔다. 이번에는 환율의 관세 완충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관세인상 품목 중 가격에 민감한 제품들이 상당수 포함돼서다.
한은은 26일 ‘최근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 인상이 중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 규모에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상향조정한 충격이 상당 부분 가격인상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 영향에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실적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해 미국이 대중 관세 제재를 가했을 때는 관세의 가격전가 효과가 덜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위안화 환율의 관세 완충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 첫 손에 꼽힌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의 판매가격 크게 인상하지 않을 수 있다. 줄어든 달러대금을 받더라도 위안화로 환전하면 손해가 덜할 수 있는 탓이다.
그런데 현재 수준에서 위안화 가치가 더 하락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미 위안화 가치가 중국 당국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해 있어서다. 전거래일인 24일 장 마감께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9222위안에 거래됐다. 중국 당국이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달러당 7위안 환율 턱밑까지 오른(위안화 가치 하락) 상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이 중국산 2000억달러어치 제품에 10% 관세를 발효했을 때는 위안화가 5% 정도 절하되면서 관세인상의 가격전가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관세 인상이 중국산 제품 가격에 그대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품목에 가격에 민감한 저가 소비재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는 점도 관세의 가격전이 효과를 높이는 요소다. 지난해 7월과 8월 미국이 관세를 높였을 당시에는 소비재 비중이 5%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구, 섬유·가죽제품 등 소비재 품목이 추가되면서 소비재 비중이 21%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소비재 품목의 경우 이익률이 낮은 만큼 관세 인상이 그대로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7월과 8월 관세를 부과한 이후 6개월간 중국의 대미수출이 23.8%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관세인상에 따른 향후 수출 감소폭도 상당할 수 있어 보인다.
자료=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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