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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정부가 통화가치를 낮추는 국가에 대한 보복 관세를 새로운 무역전쟁 카드로 꺼내 들었다. 중국과의 무역갈등이 날로 악화되는 데다 일본 등 주요국과의 무역협상을 앞둔 시점에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를 평가 절하하는 국가에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y)'를 부과하는 규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이번 방안이 "미국 산업을 해치는 외국 수출업자들에게 제공하는 통화 보조금을 (관세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더 이상 미국 노동자들과 기업들에 불리한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스 장관은 이어 "이번 조치는 불공정한 통화 관행을 시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에 따른 조치"라고 덧붙였다.
상무부는 통화 평가를 위한 새로운 기준이 포함되도록 통상적인 상계 관세 절차를 개정할 방침이다. 상계관세란 보조금을 지원받아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물품이 수입돼 국내 산업이 피해를 입을 경우 수입국이 부과하는 일종의 보복 관세다. 미 상무부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와 함께 수입 제품들에 대한 수출국 보조금 지원 여부와 규모를 조사, 판정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환율보고서를 내 이른바 환율조작국인 '심층조사대상국', 수위가 보다 낮은 '관찰대상국'을 선정한다. 현재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없다. 미국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 한국, 일본, 인도, 독일, 스위스 등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당초 4월 중순에 나올 것으로 보였던 올해 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환율 조작은 미ㆍ중 무역협상의 주요 의제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부과 효과를 상쇄시키기 위해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낮추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미 상무부의 이번 방안은 무역전쟁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미 상무부 발표 직후인 24일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장 대비 0.0001위안 내린 6.8993위안에 고시했다.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앞서 인민은행은 11거래일 연속 위안화 환율을 인상했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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