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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삼성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씨 부친 “결국 이렇게 밝혀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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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황상기 대표는 22일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 위험이 일반 노동자의 1.55배에 달한다는 역학조사 결론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라도 반도체 백혈병 연구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다.

황 대표는 이날 발표한 소감문에서 “결국 이렇게 밝혀질 것을, 오랜 시간 정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방치했던 게 떠올라 아쉬운 마음도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직업병 피해자들은 치료를 받아야 하고, 생활도 이어가야 한다. 그래서 빠른 산재 인정이 너무나도 절실하다”며 “하지만 그동안 산재를 인정받는 게 너무 어렵고 오래 걸렸다. 우리 유미도 산재로 인정받기까지 7년 2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에 10년이 걸렸다. 정부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일을 피해자가 밝히는 것은 어렵다. 산재를 입증하는 책임을 정부가 나눌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

반올림 황상기 대표. 권도현 기자


황 대표는 “기업들은 그동안 반도체 공장이 위험하지 않다고 했고, 위험정보도 ‘영업비밀’로 감춰왔다. 그래서 어떤 기업이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썼는지, 언제까지 썼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도 최근 작업환경 자료만 분석했다고 한다. 정부는 반도체 공장의 위험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들이 위험 정보를 감추는 것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고용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은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 위험이 일반 노동자의 1.55배에 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전보건공단은 2007년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을 계기로 이듬해 역학조사를 실시했지만 관찰 자료 부족 등 당시 역학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추적 조사를 벌였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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