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 바로 교통망이다. 작년 말 발표된 3곳(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은 물론 이번에 발표된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도 교통망이 구축되지 않는다면 서울 접근이 쉽지 않다. 입지 면에서는 서울과 가까운 편이지만 교통망을 통한 도심 접근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에 집중되는 거주 수요를 분산하고, 3기 신도시들이 계획하고 있는 자족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교통망 구축은 선결 조건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2기 신도시)를 답습하지 않고 성공적인 3기 신도시를 조성하려면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애초 발표대로 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입주 시점에 교통 서비스 제공
정부는 3기 신도시 입지 선정과 함께 구체적인 교통대책을 마련했다. 고양 창릉지구의 경우 새절역부터 고양시청까지 지하철을 신설(가칭 고양선), 고양 도심에서 여의도 등 서울 서부권과의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창릉지구 내 3개역은 물론 향동지구와 화정지구 등에도 역을 신설해 창릉 주변 택지지구 주민들도 철도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도로는 일산 백석동부터 서울문산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자동차전용도로를 신설해 자유로 이용차량을 분산하고, 창릉지구와 제2자유로를 연결해 서울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계획했던 교통망이 구축되면 서울 강남 등에 30분 이내로 닿을 수 있어 접근성이 개선되고, 철도와 도로의 교통수요 분산으로 정체구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부천 대장지구는 김포공항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S-BRT를 설치하고, 청라BRT를 S-BRT와 연계해 부천종합운동장역‧김포공항역과 직결한다. 이를 통해 김포와 청라신도시 등 주변 도시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도로망 대책으로는 경명대로 신설확장과 소사로 확장, 고강IC 신설을 통한 광명~서울고속도로 진출입 접근성 개선과 서울IC 신설로 경인고속도로 상습 정체구간 개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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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 주택 공급 시기에 맞춰 교통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구축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지구는 오는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주택 공급(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라 실 입주 막바지쯤으로 예상되는 2028년을 서비스 공급 목표 시점으로 삼고 있다.
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대책위원회 위원장은 "3기 신도시 입주가 마무리되는 시점과 대중교통 공급시점과의 차이를 최대한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3기 신도시 입지가 2기 신도시보다 서울과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주변 도시와 택지지구 입주민들도 새로운 교통망을 이용하면 서울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3기 신도시 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도 광역교통대책에 따른 지하철 신설과 도로망 확충 등을 통해 서울 도심 접근성이 좋아지고 출퇴근 정체 현상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통 받는 2기 신도시 되지 않으려면
정부의 이 같은 계획에도 불구하고 3기 신도시 인접 주민들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교통망 구축에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미 조성된 2기 신도시도 당초 도로망 구축이 계획돼 있었지만 사업이 지연됐고 지금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거나 여전히 서울 접근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남양주와 일산신도시 등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도 기존 신도시 인프라 구축 없이 3기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점에 불만이 폭발했다.
실제 2기 신도시들은 소득대비 생활교통비용과 교통 혼잡도 등이 다른 수도권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지역별 생활교통비용 추정 및 격차 해소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남양주와 화성, 광주 등 최근 개발된 신규택지개발 도시들은 소득대비 생활교통비용이 10%대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 1기 신도시인 분당구(4.6%)를 비롯해 용인 수지구(5.2%) 등은 절반 안팎 수준으로 낮았다.
교통 혼잡도 측면에서는 부천시 내 전체 36개 동의 절반인 18개 동 생활통행속도가 시속 15km 이하를 기록, 부천시가 수도권에서 가장 혼잡한 도시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이 3기 신도시 성공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교통망 구축을 강조하는 이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중소형 택지에서 주택 분양이 이뤄지기 전부터 교통망 구축 사업이 착공에 들어가 입주 시기에는 교통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며 "3기 신도시들이 입지적으로는 강남 수요를 흡수하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교통망 구축까지 지연되면 애초 기대했던 집값과 서민 주거안정 효과가 크게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이전 신도시 조성 때도 교통망 구축 계획이 있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입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주거나 예타 조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묘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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