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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박원순-WFP 사무총장, 대북 식량지원 방안 논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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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데이비드 비슬리 총장 면담

북한 식량난 공유 협력방안 논의

박 "북한식량난 해결에 서울시도"

비슬리 "北인구 40% 식량난 처해"

비슬리 "제로 웨이스트에 서울시도"

박 "북한 영유아 기아, 절박한 문제"

뉴시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유엔 산하기관인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빗 비즐리 사무총장과 면담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5.14. park769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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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과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데이비드 비슬리 사무총장이 14일 만나 최근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과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논의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박 시장에게 북한 영유아 지원을 위해 서울시가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썩지않는 생활쓰레기 없애기)' 캠페인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9시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진행된 박 시장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오늘날 우리가 생산하는 식량이 43억톤 정도인데 이 중 3분의 1 가량이 폐기되고 있다"며 "금액으로 추산 시 1조 달러(약 120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WFP는 서울시 내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캠페인인 '제로 웨이스트'를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함께 협력해 나가고 싶다"며 "식당 등에서 소비되지 않고 남은 음식을 배고픈, 취약 계층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일을 한국 그리고 서울시가 리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북한의 식량 보유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북한 영유아들을 위한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는 1인당 하루 식량 배급량(PDS)라고 공공 배급 시스템이 있는데 주민들이 하루에 1인당 필요한 배급량은 580g 정도인데, 작년은 380g으로 집계됐다"며 "올해는 300g으로 줄어들었다. 더 악화될 수 있으며 식량 보유량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과거에는 도시에 사는 주민들이 농장이나 시골에 사는 지인들, 일가친척들에게 식량을 의지하고 보완해 왔는데 이제 그 잉여분마저도 바닥이 난 실정"이라며 "주요 수확기가 도래하기 전인 2~3개월의 춘궁기 동안 식량이 바닥이 날 것으로 추산돼 공공배급 시스템을 통해 배급 받는 양이 120g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는 처음 필요량(580g)에 비해 5분의 1 수준밖에 안되며 매우 충격적이다"라며 "수확기에 곡물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더 힘든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시장은 "어린이들의 경우 적절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면 장애가 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생명에 영향을 미친다"며 "북한의 기아에 처해있는 어린이들에게 관한 것이 가장 절박한 문제"라고 공감을 표했다.

박 시장은 이어 WFP, 시민사회, 인도적 지원단체 등과 함께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을 어떻게 지원 할 수 있는지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 조직 실무단위에서 어떻게 협력해 나갈지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WFP가 북한에 지속적으로 전달한 메시지는 영유아, 취약계층에 도움을 주기 위해선 WFP가 보유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했다"며 "이런 부분들을 북측 당국과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고, 이는 한국과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공여품들이 다른 목적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저희가 명확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박 시장은 "투명하고 효율적인 전다체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말씀에 대단히 기쁘다"며 "총장님의 역할에 더 큰 기대를 하고 저희들도 비전과 활동에 적극적으로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유엔 산하기관인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빗 비즐리 사무총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2019.05.14. park769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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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시장은 공개발언을 통해 "세계 기아 해결과 영아 긴급구호 등 인류 보편의 인도적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온 사무총장께 감사하다"며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은 국민의 저력과 WFP의 국제 원조로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풍요로운 사회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WFP의 도움을 얻어 지금 한국은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해서 이제는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던 나라고 바뀌었다"며 "제로 헝거(Zero Hunger, 기아 없는 세상)을 향한 비슬리 사무총장과 WFP의 열정이 전 세계에 걸쳐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특히 이 자리에서 북한을 언급하며 WFP의 노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금 북한에서는 여전히 식량난과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 측면에서 WFP의 노력을 기대하고 서울시도 함께 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비슬리 사무총장님이 직접 북한도 방문하셨고 또 아버님이 한국전쟁 참전용사라는 것을 들었다"며 "한국에 여러가지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슬리 사무총장은 "박 시장과 한국 국민들이 해온 업적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고 존경하고 있다"며 "한국은 전쟁 폐허를 극복하고 공여국으로 성장하는 엄청난 성과를 보였다"고 화답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한국은 연간 7000만달러(약 831억원)에 달하는 공여를 WFP에 해주고 있다"며 "앞으로 중동, 아프리카 더 나아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공개된 '북한식량안정성조사 보고서'를 언급하며 북한 식량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오늘날 WFP는 하루동안 전 세계에 있는 취약계층 돕기 위해 9200만명을 지원하고 있다"며 "다 아시다시피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직접 북한에 들어가서 특별조사팀이 조사한 내용이다. 현재 북한은 전체 인구의 40%에 달하는 사람들이 식량난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과 비슬리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일원이자 같은 민족으로서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다양한 방식의 대북지원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아울러 박 시장과 비슬리 사무총장은 현재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북한 주민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한 식량 등 인도지원의 필요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WFP가 지난 3일 발표한 '북한식량안정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전년대비(550만톤) 12% 감소해 490만톤을 기록해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은 생산량을 보였다고 밝혔다. WFP는 북한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1010만여 명에 대한 긴급한 인도적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WFP와 국제사회는 북한의 식량상황과 재해위험 여건을 감안해 3개년에 걸친 지원계획(WFP북한프로그램 2019~2021년)으로 이념과 국경을 초월해 북한 내 인도적 위기상황 대처를 위한 구호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WFP 북한지원계획(2019~2021년)이란 ▲영유아·임산·수유부, 결핵환자 영양 안전화·개선 및 현지 식량가공업체 역량강화 ▲취약계층 대상 성인지적 식량·생계지원 ▲재해민 생명구호 등에 1억6100만달러(약 1911억원) 규모 지원활동 등이다.

yoons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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