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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군인 선생님 자주 보고 싶어요"…지역 공부방에서 장병들 재능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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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재능기부 이어 온 37사단 옥천대대

8사단 번개여단 1대1 멘토링…학생 상담도

2사단 통일대대…다문화 가정 한글교육까지

뉴시스

【서울=뉴시스】육군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역학생에게 학습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병들의 모습을 14일 공개했다. 사진은 8사단 번개여단 병사들의 학습 재능기부 모습. 2019.05.14. (사진=육군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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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역 학생들에게 학습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육군 장병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충북 37사단 옥천대대에는 10년째 학습 재능기부 봉사를 이어 온 '가화리 교육봉사단'이 있다.

옥천 대대원들은 지난 2009년 충북 옥천면 가화리에서 청소년들에게 교육봉사를 해 줄 선생님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대원들은 재능기부를 자원한 몇몇 병사들을 구성해 봉사를 시작하게 됐고, 이후 부대 전통으로 자리 잡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박세현(23) 병장과 김우진(22) 상병, 송시영(21) 일병이 매주 수요일~금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가화리 마을회관 공부방에서 지역 중학생들을 위해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대학 전공과 특기를 살려 영어, 수학,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 공부방을 거쳐 간 학생은 현재까지 약 300명에 달하며, 고교 진학 후에도 열심히 공부해 명문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도 있다.

6월에 전역을 앞둔 박세현 병장은 지난 8일 마지막 수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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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육군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역학생에게 학습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병들의 모습을 14일 공개했다. 사진은 37사단 옥천대대 '가화리 교육봉사단'의 학습 재능기부 모습. 2019.05.14. (사진=육군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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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었던 학생들을 도와 줄 후임자를 신중히 물색한 그는 같은 소대의 미국 유학파 김태영(22) 일병에게 봉사활동을 제안했고 김 일병도 수락했다.

박 병장은 "김 일병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온 만큼 본토 발음을 학생들에게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기쁘다"며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학생들이 어느새 질문을 하고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자랑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군인으로서 나라도 지키고 학생들의 꿈도 키우고 정말 잘 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포천 8사단 번개여단은 2015년부터 경기 포천시 신북면과 함께 '군(軍) 멘토링' 사업을 해오고 있다. 군 멘토링은 장병과 지역청소년을 1대1로 매칭해 학습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12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매주 목요일 저녁 6시30분부터 8시까지 신북면사무소에 마련된 공부방에서 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국어, 영어, 수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장병들은 청소년기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주기적으로 상담도 하고 방학에는 뮤지컬 관람, 케이크 아트 등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장병들은 자신을 지켜주는 군인이자, 교육을 해주는 선생님, 꿈과 미래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멘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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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육군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역학생에게 학습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병들의 모습을 14일 공개했다. 사진은 8사단 번개여단 병사들의 학습 재능기부 모습. 2019.05.14. (사진=육군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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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최진석 상병(23)은 "내가 가진 재능과 지식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라며 "학생들이 배운 대로 문제를 척척 해결해 나갈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양구 2사단 통일대대 장병 6명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강원 양구군 읍내에 위치한 행복나눔센터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김준태(21)·김채성(23)·박지성(22) 상병, 여석원(22)·임세빈(23)·정태민(23) 일병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초등학교 1~3학년 학생에게는 한글과 수학, 4~6학년 학생에게는 영어와 수학,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는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문화 가정 학부모 9명에게 한글을 가르쳐 그중 4명이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3급을 취득했다.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김준태 상병은 "군 복무를 하면서 대학에서 전공했던 내용을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것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도 더욱 노력해서 많은 도움을 줘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수업을 듣고 있는 전재환(9) 군은 "학교에서 질문하기 어려운 사소한 부분까지 묻고 답변을 들을 수 있어서 성적이 오르는 것 같다"며 "친형처럼 대해주는 군인 아저씨들 덕분에 신이 나서 공부도 재미있고 자주 보고 싶다"고 말했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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