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지정된 경기도 고양·부천 가보니
대부분 그린벨트 논과 밭…"농사 짓느니 토지보상 받자"
신도시 발표 후 개발 기대감에 매물 실종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서오릉 앞 창릉동 행정게시판에는 신도시 관련 의견청취 공고가 붙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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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이춘희 수습기자] "부천은 이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으로 가고, 망하면 인천으로 간다)이라는 말이 못 나올 정도로 개발될 것 같습니다"
8일 부천시 오정동에 부동산중개소에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하루종일 신도시 관련 문의전화가 빗발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부망천'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태옥 한국당 의원이 인천시장에 관한 지표가 밑바닥이라는 지적에 반박하며 "서울 사람들이 잘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으로 가고 부천에서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으로 간다"고 발언하며서 두고두고 회자된 표현이다.
부천은 '이부망천' 발언이 발언이 나올 정도로 낙후된 도시였던 만큼 이번 3기 신도시 지정을 크게 반겼다. 서울과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신도시로써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부천 오정동 주민 최모씨(72ㆍ여)는 "부천이 인천 검단이나 계양보다 입지나 교통이 더 유리해 시선이 더 집중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또 다른 주민 김모씨(54)도 "유주택자이긴 하지만 나중에 대장지구에 프리미엄을 주고 들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천 대장지구는 부천시가 첨단산업단지 계획을 발표하며 토지가격이 급등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거래가 끊긴 상황이다. 2년 전 3.3㎡당 60만원 안팎이던 토지가격은 80만원까지 올랐고, 시내와 가까운 곳은 100만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번 3기 신도시 지정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매물을 전부 거둬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어제 신도시 발표 이후 기대심리가 생기면서 토지는 물론이고 주택 매물도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면서 "신도시를 분양하면 기대심리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평(3.3㎡)단가는 1500만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날 찾아간 조선시대 왕릉이 모여있는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 앞 창릉동행정게시판에는 최근 3기 신도시로 추가된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관련한 주민들의 의견청취 공고가 붙었다. 인근 공인중개소 역시 신도시 문의 전화로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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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창릉동과 용두동, 화전동 일대는 전날 발표된 3기 신도시 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물씬났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20여분 떨어진 곳이지만 신도시 지정지역 대부분이 논과 밭으로 영락없는 시골이었다. 길 건너 삼송 지구와 원흥지구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번에 3기 신도시에 추가된 고양창릉 일대는 97%가 그린벨트로 묶여 그동안 개발이 전무했다. 이 때문에 3신도시 지정 소식에 주민 대부분이 반겼다. 용두동 주민인 채석정씨(50)는 "5년 전 삼송지구 개발 당시 우리 동네도 함께 개발하려다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안됐기 때문에 주민 대부분이 후회하고 있다"면서 "신도시로 개발되면 생활 여건이 크게 좋아질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고양은 지난해 유력한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꼽히면서 한 차례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3.3㎡당 100만원 안팎이던 토지가격은 지난해 150만원까지 오른 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 때문에 이번 신도시 지정을 기대감이 크다. 용두동 인근 플루토스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시세가 평(3.3㎡)당 150만원 정도면 토지보상금은 200만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몇달째 거래가 없기 때문에 토지보상금을 받고 넘기자는 분위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용두동에서 만난 주민 박모씨(64)는 "농사짓기도 힘든데 내 땅은 신도시 지역에서 제외됐다"며 크게 아쉬워했다.정부는 창릉 일대 신도시 조성계획에서 주거지역은 제외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과천 등에서 주민들이 신도시 지정 취소를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한 '학습 효과'인 셈이다. 하남 교산지구와 남양주 왕숙 주민들은 최근 주민설명회도 무산된 바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이춘희 수습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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