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후보지 유출 사건 계기 국토부 보안 강화
발표시기 두 달 앞당기고 공공주택 특별법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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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부가 최근 발표한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 대장지구에 사전 토지 투기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ㆍ2차 공공택지 발표 때 일부 지역에 막대한 투기자금이 몰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규 택지 후보지 유출사건을 계기로 보안조치가 강화된 점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창릉동에서 단 한건의 토지 매매도 이뤄지지 않았다. 창릉동과 함께 3기 신도시 택지에 포함된 용두동에서는 이 기간 40억원어치 땅이 매매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된 토지 매매액인 142억원의 28% 수준이다. 인근 화전동에선 올해 13억5000만원어치의 땅이 거래돼 지난해보다 53% 줄었다.
부천시 대장동에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과 제1종일반주거지역 등에서 올해 약 44억원어치 땅이 매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한 규모다. 부천시 전체 토지 매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에서 올해 5%대로 낮아졌다. 부천 대장지구에 포함된 오정동에서는 올해 단 한건의 토지매매가 이뤄졌고, 원종동에서는 두건에 그쳤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21일과 12월19일 두차례에 걸쳐 신규 택지를 공개했을 당시엔 일부 지역에서 사전 정보 취득을 통한 매매로 의심할 만한 토지 거래가 이뤄졌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차 신규 택지지구로 발표된 인천 검암동의 경우 지난해 6월 거래량이 6건이었으나 한달 뒤인 7월에는 25건으로 4배 급증했고 8월에도 25건이 거래됐다. 시흥시 하중동과 의왕시 포일동 등에서도 대책 발표 직전 토지 매매가 평소의 2~6배에 달했다. 지난해 말 2차 공공택지 발표 직전에도 남양주시와 과천시 그린벨트가 시세 대비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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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달리 이번에 사전 투기 수요가 적었던 것은 우선 당초 6월 말로 예상된 발표일이 두달 앞당겨진 효과로 분석된다. 발표 시기가 빨라진 것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가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됐기 때문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지만 보안 목적도 큰 것으로 보인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지난 7일 3차 공공택지 발표에서 "(발표를) 늦추는 것보다 빨리하는 것이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나을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창현 의원의 후보지 유출사건 이후 정부와 지자체 내에 '철통보안령'이 내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직원들은 3기 신도시 관련 회의를 진행하면서 각종 문서를 이른바 '007 가방'에 넣고 다녔고, 관계 기관과 회의 후 내용을 유출하지 않겠다는 보안각서를 쓰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공포된 '공공주택 특별법'의 영향도 컸다. 이에 따르면 공공주택지구 지정 등과 관련된 기관ㆍ업체 종사자는 관련 정보를 주택지구 지정 또는 지정 제안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ㆍ누설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광명시와 시흥시 등 실제와 다른 후보지가 시중에 유력하게 거론된 점도 투기 차단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광명ㆍ시흥지구는 지난 1차 공공택지 발표 전부터 부동산 전문가들에 의해 꾸준히 유력 후보지로 거론돼왔다. 이로 인해 일대 땅값이 치솟기도 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는 "광명시와 시흥시는 토지가격이 높고 이미 투자 및 투기세력이 진입해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정부가 토지 보상을 진행 할 경우 시위와 보상 강도가 세고 사업 진척이 느려질 가능성 등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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