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버닝썬 내부고발자는 가드 “VIP들 장난치듯 마약·성폭행”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상교 폭행 목격 후 용기 내

물뽕 성폭력, 경찰 유착 등 폭로

그런 인간들 꼴보기 싫어 알려

협박당했지만 후회한 적 없다”

클럽 ‘버닝썬’ 사건의 내부고발자로 소개된 전모(21)씨가 주목받고 있다. 버닝썬 사건을 최초로 알린 김상교(28)씨가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씨를 소개하면서다. 김씨는 “버닝썬에서 일어난 마약 등 믿기 힘든 사건에 대해 말해줬다”며 전씨의 모습을 공개했다.

전씨는 이날 중앙일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초~11월 말 버닝썬에서 가드로 근무한 평범한 사람”이라며 “이번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김)상교 형과 아예 모르는 관계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씨에게 버닝썬의 비밀을 알린 이유가 뭐냐고 묻자 “상교 형이 (클럽에서) 폭행당하는 장면을 근무하면서 봤고, 버닝썬 측은 ‘폭행한 적 없고 오히려 김씨가 (손님을) 성추행했다’고 했을 때 ‘내 일이었으면 얼마나 억울하고 힘들까’라는 생각에 도움을 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버닝썬에서 ▶마약 하는 VIP들이 있다는 것 ▶이른바 GHB(물뽕)를 먹인 후 성폭력이 일어난다는 것 ▶미성년자 출입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경찰은 돈을 받고 이를 봐줬다는 것 ▶신고해도 경찰은 클럽 내부로는 절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 등을 김씨에게 털어놨다고 했다. 전씨는 “이런 이야기들이 이슈되기 전까지 옆에서 상교형 인터뷰를 도와주거나 정보들을 더 알아봐 줬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전씨는 버닝썬 측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윗선에서 ‘제보자가 누군지 말해라. 아니면 네가 죽는다’ ‘살고 싶으면 제보자가 누군지 알아 와라’는 지속적인 협박을 당했다”며 “그러다 언론과 수사기관을 통해 실제 정황이 확인되면서 조용해졌다”고 전했다.

전씨는 “이번 상황에 제가 나선 것에 대해 후회는 단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는 “그들이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마약·폭행·성폭력을 장난처럼 다루는 게 인간으로서 꼴보기 싫어 ‘다 걸려서 한번 혼 좀 났으면 좋겠다’하는 마음도 있었다”며 “지금은 제가 알고 있던 사실이 어느 정도 증명되면서 속이 후련하고 잘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아는 사실이 도움된다면 언제든 더 밝힐 것”이라며 “제발 거짓 없이 모든 사실이 깔끔하게 밝혀지고 잘못된 것들이 고쳐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버닝썬 사건이 터지고 제 주변의 사람도 숨기 급급했고, 싸우지 말라고 뜯어말리는 사람도 있었다”며 “당시 20살밖에 안 된 이 친구(전씨)가 모든 걸 용기 내서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김씨는 “마약, 그들의 사업방식, 빈번했던 미성년자 출입사건, 경영진의 고객 폭행. 보안요원 일을 시작한 친구의 첫 사회생활은 믿기 힘든 세상이었고 세상에 꼭 알려야 한다고 했다”며 “사회의 더러움을 막고 싶어한 단 한명으로부터 시작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김씨의 폭행 사건에서 시작한 버닝썬 사건 수사는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클럽과 경찰 유착 의혹으로는 현직 경찰관 6명이 입건됐다.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49) 총경 등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다.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고 있는 빅뱅 전 멤버 승리(29·이승현)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 대해 경찰은 횡령 혐의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승리가 포함된 단체 카톡방에서 정준영(30) 등이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고 유포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준영은 구속기소 됐고 동료 가수 최종훈·로이킴 등이 입건됐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