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패스트트랙' 빠진 한국당, '포스트트랙' 키 쥐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백지수. 이지윤 기자] [the300]여야4당 "한국당에 회동하자" vs 한국당 "철회·사과해야…삭발 투쟁"

머니투데이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선거법,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후 합의문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야 4당이 최장 330일이 걸리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기간을 단축할 '포스트트랙' 방안으로 자유한국당과의 '협상'을 택했다. 지난달 30일 선거제·사법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데 성공했지만 향후 상임위원회 심사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국당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은 1일 국회에서 회동한 후 한국당에 손을 내밀었다. 4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검경수사권조정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지만 이 법안을 향후 이대로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않도록 할 것"이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내일이라도 5당 원내대표 회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당과 합의안을 만들어내면 당장이라도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 패스트트랙보다 법안 처리 시점이 확연히 빨라진다. 패스트트랙의 상임위 처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도 한국당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패스트트랙 이후 한국당이 법안처리 기한단축의 키를 쥐어 '포스트트랙'에서 몸값이 더 높아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과 협상해 합의되면 내일이라도 마무리할 수 있다"며 "패스트트랙이 무조건 330일을 지키라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여야 4당 누구도 패스트트랙에 지정한 안 그대로 본회의에 통과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간 한국당과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던만큼 불가피하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패스트트랙 지정이 한국당과의 협상을 위한 방안 중 하나였다는 설명이다. 홍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면을 세워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는 건 수용하겠다"며 "열심히 설득하겠다"고 답했다.

머니투데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反헌법 패스트트랙 7일간 저지투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와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김태흠 의원 등 10여 명의 한국당 의원들은 2일 삭발 투쟁을 예고했다. 극한대치에 따른 정국경색은 한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4당의 회동 제안에 대해 "저희도 언제든 논의하고 싶다"면서도 "여야 4당이 파국을 몰고와 놓고 이제 와서 협상에 들어오라 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가 먼저"라고 했다. 국회의 또다른 중대 의사일정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에 대해서도 "내년 선거를 위한 꼼수 추경"이라며 "재해추경을 분리하지 않으면 논의하지 않겠다"고 했다.

패스트트랙이 약 1년(최장 330일)의 시간을 보내고 본회의에 상정된다고 하더라도 선거법의 경우 통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여야 4당의 선거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역구 의석이 줄어드는데 '밥그릇' 문제가 달린만큼 4당 내부에서도 이탈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5박6일의 '동물국회'도 사실상 각당이 총선을 위해 포석을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엔 내년 총선 때 '범진보연대'를 형성하기 위한 사전작업이고, 한국당은 보수층 결집을 노렸다는 해석이다.

한지연, 백지수. 이지윤 기자 vividh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