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동물국회 만든 패스트트랙, "이제 시작"...최대 복병은 본회의 '반란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상임위·법사위·본회의 부의·본회의 표결 거쳐야...최장 330일, 4단계 더 남아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선거제 개혁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3법이 '동물국회'까지 연출하며 요란하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지만 국회에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각 상임위 심사, 법안심사위원회, 본회의 부의, 본회의 표결을 차례로 거쳐야 한다. 최소 180일에서 최장 330일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우선 상임위 심사기간은 최장 180일, 법사위는 최장 90일, 본회의 부의까지는 최장 60일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단계 못지 않은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이미 장외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바른미래당이 내놓은 공수처안, 민주평화당이 내놓을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여야4당의 합의안 사이에서의 절충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은희 의원안은 바른미래당이 내분을 무마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낸 것"이라면서 "다른 당에선 내가 냈던 안을 합의안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같은날 오전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패스트트랙에 상정한 것은 일종의 법 통과 투표일을 예약해놓은 것 뿐"이라면서 "현재의 법안으로 하겠다는 게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민주평화당의 주장을 담은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새로 발의할 예정이다.


여야 4당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한국당 소속 여상규 의원인 탓에 법사위에서 소요될 90일을 줄이지 못하더라도 본회의 상정에 걸리는 60일을 최대한 단축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상임위에서 재적위원 3분의 1(6명) 이상이 요구해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하면 조정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조정안을 의결해 표결에 부칠수 있다. 안건 본회의 표결까지 최대한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10월말 경이다.


아시아경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24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덴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여야4당이 합의한 공직선거법, 공수처법 개정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야4당이 우려하고 있는 가장 예측할수 없는 복병은 마지막 단계인 본회의 표결이다. 특히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이 지역구 의석수를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는 만큼 통폐합이 예상되는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표가 예상된다. 패스트트랙 법안들이 본회의에서 통과되기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수(150명)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75명) 찬성을 얻어야 한다. 민주당등 여야 4당 의원수는 총 177명이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의석수가 114석인데다 반란표가 나올 경우 통과를 장담할수 없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지역구 축소되는 지역구 의원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한편 늦춰진 선거제 개혁안 처리에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제 개편안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다. 득표율에 따라 정당별 의석수를 정한 뒤 배분된 의석수보다 지역구 당선자가 부족하면 이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지역구 의석수를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75석으로 늘렸다. 내년 총선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은 12월 17일 시작된다. 이전까지 선거제 개편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후보들은 자신이 활동할 선거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깜깜이 선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