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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판문점 선언 1년...복잡해진 비핵화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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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1년 전 오늘은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이평화의 상징이 된 날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남북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었는데요.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북핵 문제 해법은 복잡한 상황입니다.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 삼각연대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그리고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분석해 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지금까지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 북한 그리고 미국, 거기에 우리까지 이렇게 3자회담이 이루어졌었는데 지금 러시아까지 같이 개입을 하는 그런 모양새를 보이고 있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 이후에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내놨는데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 먼저 보고 얘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북한과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고요. 어제 푸틴 대통령의 성명에 감사합니다. 그도 그것을 (북한 비핵화를) 보기를 원합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성명에 고맙다고 밝혔는데 어떤 의미로 고맙다고 한 걸까요?

[신범철]

일단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 중에 비핵화 관련해서는 완전한 비핵화와 비확산 문제는 미국과 의견이 같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 부분을 강조한 거죠. 푸틴 대통령의 다른 이야기들은 생략한 채 미국에게 도움되는 부분만 취사선택해서 마치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어준 것처럼 이렇게 과장하는 트럼프 특유의 외교적 화술인데.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입장을 지지했겠습니까? 그건 아닌데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자기에게 유리한 해석을 하면서 자기의 대외정책이 성공적이다 이 점을 강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외교적인 수사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도 미국을 도와주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면서 또 역시 고맙다고 했어요. 이 이면에는 어떤 해석이 있다고 봐야 될까요?

[조한범]

그러니까 지금 결정적으로 하노이 이후에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이지 않습니까? 미국의 입장은 확고하죠. 북한의 입장도 확고하고. 그런데 결국 지금 수세에 몰려 있는 건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러면 결국 일정한 돌파구를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마련할 수 있었느냐의 여부인데 원래 사실은 러시아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매우 제한되어 있고요.

또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전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중국, 러시아를 차례로 방문을 해서 모종의 미국의 메시지를 전달을 했어요. 그 얘기는 분명히 지금 이 국면에 역행하는 그런 흐름을 보이지 말라는 제가 보기에는 어떤 경고성 메시지가 전달이 됐을 거고요. 그렇게 본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그리고 싶어 하는 그림에는 영향이 없다는 거죠. 그리고 이 그림에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을 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물론 블러핑, 약간 과장을 하는 건 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큰 비핵화 협상 국면의 흐름을 바꾸는 그런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가. 이렇게 볼 수 있죠.

[앵커]

그러니까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비핵화의 어떤 큰 틀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겉으로는 그냥 고맙다라는 그런 표현을 한 것이라고 봐야 되는 거군요?

[신범철]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의 입장 변화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전개한 것을 마치 푸틴 대통령이 지지한 것 같이 언론에 설명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푸틴 대통령의 의도는 그것이었냐? 아니죠. 러시아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는 그런 목소리를 낸 건데 그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듣지 않는 거죠. 그러니까 아마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북핵 협상에 관한 입장이 북러 정상회담 이후에 바뀐다고 기대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오히려 이 러시아와 중국에 약간 경고성 메시지다 이렇게 해석하는. 조금 전에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그런 부분이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 어떤 북한의 입장이라든지 이런 부분을 지지하지 못하도록 경계하는 그런 해석이라고 봐야 될까요?

[신범철]

그렇죠.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혹시라도 미국의 입장인 제재 강화 이 부분을 중국이나 러시아가 약화시키지 않느냐 하는 것을 경고하는 거죠. 다만 결국 외교적 수법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지 하지 마라 하면 부정적이 되잖아요. 그런데 이미 잘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중국이나 러시아의 입장도 그 말에 긍정적인 화술에 반박하기는 어려운 그런 약간의 외교적 기법이 트럼프 대통령이 참 그런 부분은 대단하다고 평가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오히려 칭찬을 함으로써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그런 전략이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 그런데 러시아의 개입 여지가 적다는 부분을 두 분 다 말씀해 주셨는데 그러다 보니까 그래서 그런 의미인지 푸틴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을 언급했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그러니까 러시아로서도 뭔가 목소리를 내고 싶기는 한데 직접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없으니까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본인들이 뭔가 영향력을 주고 싶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조한범]

그러니까 북한 비핵화 협상에는 양자협상이 있고 다자협상이 있거든요. 양자는 북미가 하는 거고 다자는 4자, 남북미중 4자. 그다음에 일본, 러시아까지 끼는 게 6자회담이에요. 그러니까 러시아가 낄 수 있는 방법은 6자밖에는 없어요. 그러니까 러시아로서는 당연히 6자회담을 선호하는 건데. 그런데 문제는 6자회담으로 가게 되면 사실 이미 실패한 모델이고, 현재까지는.

그리고 지금 양자로 돌아선 국면에서 양자도 지금 어려운 상황인데 훨씬 더 복잡해지거든요. 그러니까 시간이 급한 김정은 위원장도 6자회담은 바람직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도 승기를 잡았는데 굳이 판을 넓히고 싶지는 않은 거죠. 그러니까 이번에 6자회담에 대해서 양측의 합의가 없죠,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는 푸틴 대통령 발언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존에 있었던 6자회담은 비핵화 협상의 6자회담이었거든요.

그런데 저기는 체제 보장이라고 들어있잖아요. 그러니까 비핵화 협상이 끝나고 나서 체제 보장이 같이 가동될 때에는 자기들도 낄 수 있다는 얘기지 지금 비핵화 협상 전반적인 국면에 끼겠다는 얘기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체제 보장이 되게 되면 어차피 6자회담으로 갑니다. 왜냐하면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을 하게 되면 미국만 하면 안 되니까 6자회담 트랙 혹은 나아가서 UN의 결의라든지 국제 보장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푸틴 대통령의 저 말은 지금 이 국면을 뒤집는 게 아니고 당연히 예정된 수순에서 자기들이 낄 수 있는 입지를 말하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앵커]

그런데 이게 당연히 예정된 수순에서 먼 미래를 내다보는 그런 얘기가 아닌가 싶어요. 지금 당장 이렇게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의 관계에서 뭔가 해법을 주거나 아니면 조언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거든요.

[신범철]

러시아도 자기의 역할에 대해서 인식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거죠.

[신범철]

러시아가 뭔가를 제안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그것을 수용하지는 않을뿐더러 러시아와 미국 간에는 지난주에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모스크바에 갔잖아요. 그러면서 어느 정도 조율을 했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 범위 내에서 푸틴 대통령도 이야기를 한 거죠.

[앵커]

그런데 지금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어쨌든 두 정상이 만난 것은 처음이잖아요. 그부분도 의미가 있는 것 같고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을 했는데 여기에도 화답을 했거든요. 그 이상의 뭔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의 의미가 있을 수 있을까요?

[조한범]

저는 별로 없다고 봅니다. 그건 왜 그러냐 하면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가 그림이 매우 어색합니다.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최초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건데. 그런데 지금 거의 국빈 방문으로 가야 되는데 비즈니스 방문처럼 잠깐 갔다가 몇 시간 회의하고 돌아오는 거거든요. 그러면 푸틴 대통령은 지금 베이징 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 얼굴 보고 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급한 거죠, 사실은. 그러니까 이번의 경우에는 하노이 회담 이후에 북미 협상에서 지금 어려운 체제에 놓인 건 김정은 위원장이거든요. 그러면 돌파구를 마련해야 되는데 첫 번째 가능한 선택지는 중국이죠. 그런데 중국을 다시 가면 다섯 번째나 가는 건데 모양새도 안 좋고 중국한테 받은 게 없거든요.

[앵커]

너무 매달리는 모양새가 되는 건가요?

[조한범]

그러면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가줘야 되는데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못 가는 거죠. 그러면 사실 러시아밖에 없는데 지금 러시아와 북한이 주고받을 게 없어요. 이번에 합의가 없지 않습니까? 6자회담을 합의할 수도 없는 거고 그렇다고 대북 경제지원이나 노동자 비자 문제 이것도 전혀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일종의 쇼케이스에 가까운, 실익은 없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소위 말하면 광폭 외교. 정상국가로서 행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넓게 보면 북러 공동전선을 만들어서 미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정도의 어떤 메시지 정도를 주는 것이지 지금 합의문이 전혀 없지 않습니까? 공통된 합의문이. 그렇기 때문에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말했잖아요. 이게 첫 걸음이라고. 향후에 계속 누적돼서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겠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그렇게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북한으로서는 우리 우군이 이렇게 있다는 걸 보여주는 그런 차원이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사실 러시아의 경제 시찰이라든지 이런 부분도 할 수 있다고 예상을 했다가 급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됐거든요.

이런 부분은 또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될까요?

[신범철]

결국 조한범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경제협력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김정은 위원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고 봐야겠죠. 결국 확대 정상회담의 화면 자체도 보면 러시아 측에서는 교통부장관, 에너지장관 다 포함해서 9명이나 나왔는데 북한 쪽에서는 결국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만이 함께한 것만 해도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가 제안하는 것들이 사전조율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지 않았겠습니까?

북한의 기대에는 많이 못 미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여기 와서 경제시찰까지 할 필요 없이 빨리 돌아가겠다는 그런 김정은 위원장의 약간의 불만이 표출된 거라고 보이는데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북러 간의 교역 확대라든가 또는 이런 부분 에너지 지원이라든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러시아의 약속을 받기를 희망했을 텐데 실질적으로 얻은 것은 노동자 문제 관련해서 아마 비자를 조금 더 유연하게 적용함으로써 북한 노동자를 러시아에 머무르게 하는 그러한 정도의 협력이 이루어진 것 같은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거죠. 사실 또 그 부분은 북한의 필요도 있지만 러시아의 필요도 크거든요. 북한 노동자를 대체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 생각은 러시아는 생각보다 설득하기가 어려운 대상이다, 그런 인식을 했을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북한과 러시아의 두 정상이 만났습니다마는 실익은 없이 그냥 헤어지게 된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는데 그런데 김 위원장을 만난 푸틴 대통령은 하루 만에 중국으로 건너가서 시진핑 주석을 만났습니다. 아마도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 회담 내용이 전달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데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어요.

[조한범]

내놓을 게 없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북한이 원하는 건 공동전선이고 결국 대북제재 해제 완화 유예 정도. 그다음 노동자 문제, 노동자 비자 문제. 연말까지 다 들어와야 되거든요. 뿐만 아니라 계약이 만료되면 즉시 들어가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문제에 대해서 사실 아무것도 줄 수가 없는 거고 중국 역시 이 문제에서는 사실은 북한을 도와줄 수 있는 게 거의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저렇게 중국과 러시아가 만난다고 하더라도 북한을 도와줄 수 있는 얘기들을 할 수가 없는 거죠. 한다면 결국 북한의 체제 보장이 필요하다라든지 아니면 단계적 동시적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든지.

[앵커]

원론적인 얘기만 할 수밖에 없군요.

[조한범]

그런데 그 얘기는 지금 해 봤자 의미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한 얘기는 시진핑 주석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는 얘기입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들이고 북한이 끊임없이 중국에 요구했던 내용들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공통된 입장이 나올 수가 없죠.

[앵커]

그렇군요. 이렇게 각국 정상들이 북한과 러시아 그리고 러시아 정상과 중국 정상 이렇게 연쇄적으로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아침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역시 이 자리에서도 북핵 공조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는데 북중러의 연대 흐름과 어떻게 보면 대비를 이루는 그런 모양새라고 봐야 되겠죠?

[신범철]

큰 틀에서는 정말 요즘 강대국 외교의 진수를 보고 있다. 이렇게 평가를 됩니다. 한반도 문제를 놓고도 사실은 미국이 관여하고 중국이 관여한 상태에서 러시아가 발을 담그는 모습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북경에서 열리는 북중 정상회담은 사실은 일대일로를 위한 정상회담이에요. 이것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세계 질서에 도전하기 위한 그러한 행보라고 볼 수 있는데 거기에 러시아가 동참을 해 주는 거죠.

그러니까 미국은 딱 그 시점에 맞춰서 아베 총리를 워싱턴에 불러서 미일 정상회담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중국과 러시아의 시도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메시지를 지역 차원, 글로벌 차원에서 내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또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거죠. 이렇게 어떻게 보면 지역 차원의 대립과 그 정수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에 있어서 입장차가 나타나는 그런 과정이고 결국 한반도 문제도 구조적으로 보면 미중 간 대결, 그속에서 남북이 어떻게 풀어가야 되는가. 이 부분을 다시 한 번 우리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렇게 평가합니다.

[앵커]

정말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지금 현재 이렇게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에 대해서 우호적인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건 또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됩니까?

[조한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 입장은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러니까 코너에 몰아놨고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카드가 없어요.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 때는 핵을 개발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도발 카드가 얼마든지 많거든요. 그런데 핵 완성을 선언했고 비핵화 조치에 들어갔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전혀 없어요.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렸던 중국과의 관계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그러니까 미국이 원하는 얘기를 들어라. 그러나 그걸 들어주면 대화를 하겠다는 거지. 그러니까 계속 끊임없이 압박하는 거죠, 우회적으로.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얘기를 들어주겠다,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겠다는 게 아니고 미국이 대화를 통하고 협상은 하겠지만 그러나 미국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내 말을 들어라라는 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압박을 하면서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그런 효과도 있을 것 같은데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강조를 한 것을 보면 앞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어떤 성명에 대해서도 고맙다, 잘하고 있다, 도와주고 있다. 이렇게 표현한 것하고 결을 같이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신범철]

근본적으로는 외교적 레토릭과 속마음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아무튼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푸틴 대통령이 부정적인 영향을 못 미치도록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고 지금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대화를 견인해 나가야지 북한이 다른 길로 가지 않거든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의 가장 큰 성과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북한이 핵실험도, 미사일시험도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가 나빠지면 결국 북한이 새로운 미사일 시험이라도 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기의 외교적 성과가 무너지는 것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계속해서 김정은 위원장하고의 관계만큼은 긍정적으로 이끌어가려고 하고 있다, 그 점을 알 수 있고 어떻게 보면 그것이 그나마 남은 기회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북한 측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북한이 현 상황을 가지고 안 되겠다, 새로운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정상 간의 유대가 기회요인이 되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접근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북한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여지를 계속해서 남겨두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북미 간의 이런 비핵화와 관련된 회담이 결국은 우리와 북한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이 4.27 남북 정상회담 꼭 1주년이 되는 날인데요. 두 정상이 1년 전에 판문점에서 만나는 그 모습, 감동 그 자체였죠. 일단 판문점 회담 1년의 성과와 되짚어볼 점 그리고 반성을 하기에 앞서 그때 당시의 모습을 먼저 보고 오겠습니다.

바로 이 모습. 사실 우리 국민 모두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놀라고 감동을 받았던 그런 기억이 있는데요. 일단 도보다리 단독회담도 화제가 됐었고요. 일단 남북 합의사항 됐던 것 중에 실제로 또 진전이 많이 된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조한범]

그러니까 오늘 시점에서 저 장면을 보면 좀 어색하죠. 지금 남북관계가 좀 막혀 있으니까. 그런데 한 발 뒤로 물러서 보면 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 3번 했죠. 북중 정상회담 4번했죠. 그다음에 북미 정상회담 2번 했죠. 지금 북러 정상회담까지 했어요. 10번입니다, 10번. 거대한 지각변동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북한이 하노이 이후에 불의의 일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은 다음에 지금 암중모색을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한테도 불편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지나고 보면 굉장히 많은 일들이 일어졌죠. 그리고 9. 19군사분야 공동합의는 한국전쟁 이후에 최초로 GP의 10%에 해당하는 부분을 폐기해버렸거든요, 단기적으로. 그리고 군사훈련도 중단하고 있고. 그러니까 MDL 군사분계선 인근에서의 군사적인 신뢰 구축은 매우 빠르게 진행이 됐어요. 그리고 북한 철도, 도로 개보수를 위한 현지조사도 이뤄졌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만들어져서 매일 수시로 만나고 있어요. 그러니까 하루에도 서너 번씩 대화를 합니다.

그렇게 본다고 하면 사실 남북관계는 지난 1년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그러나 남북관계가 북미관계, 비핵화 문제와 따로 갈 수는 없기 때문에 연동돼서 비핵화 부분이 지체되고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거지 큰 틀에서 보면 이미 남북관계도 불가역적인 관계로 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남북관계가 흐름을 잘 타고 있다가 사실 하노이 회담이 결렬이 되면서 북한도 우리에 대해서 좀 약간 비방하는 그런 발언들도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 역시 좀 삐그덕거리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일단 오늘 어쨌든 1주년 행사까지도 열리거든요. 앞으로 어떻게 이 과정을 이어가야 될까요?

[신범철]

흐름 자체를 보면 긍정적인 평가는 조한범 박사님께서 잘해 주셨는데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아직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냐? 이렇게 남북관계 개선 과정에서도 북한은 계속해서 핵을 개발하고 있는 거죠. 자기가 동결했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는 것 보니까 핵물질 생산해서 핵무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큰 틀에서 우리에 대한 위협은 증강되고 있는 상황인 거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아직도 그간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남북관계를 북미관계의 하위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북미 대화가 잘 진행될 때는 남북대화도 진행을 하지만 북미 대화가 막히면 남북관계도 또 막아버리는 그러한 과거의 전형적인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해야 될 일은 여기에서 착안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틀을 바꿔야죠. 그러니까 북한에게 북미관계와 관련없이 남북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는 그러한 진정성을 요구하든지 다른 한편에서는 비핵화 부분에 있어서보다 어떻게 보면 빠른 속도의 비핵화와 그런 해법을 선택하도록 강요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두 가지가 진전되지 않으면 사실은 이런 상태가 조금 더 지속될 수밖에 없는 건데요. 지금 현재 북한의 입장이라는 것은 4월 12일 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나타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냐? 올 연말까지 미국의 입장변화를 기다리겠다고 했잖아요. 그것은 올 연말까지 남북관계도 냉각기를 갖겠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우리가 국제공조를 통해서 북한에게 대화의 필요성을 잘 전달하고 또 남북관계를 저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계속해서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결국 선택은 누가 하느냐? 북한이 한다고 봅니다. 아마 김정은 위원장도 올 연말쯤에 올 한 해를 결산하면서 자기가 새로운 길을 걸어보겠다고 약속하고 새로운 길을 지금 걷고 있는 거라고 보는데 그것이 성공적인가 아닌가를 평가하고 내년에는 새로운 정책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보다 의미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을 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조 박사님이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조한범]

저도 상당 부분 공감을 하는 거고요.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노선, 경제건설총력집중 노선으로 변하는 건 확실합니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 남북관계가 없이는 이게 완성이 안 돼요. 그러니까 철도, 도로 그다음에 여러 가지 산업인프라 그다음에 남북경협이 없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그림이 안 그려지거든요. 그러면 중국이 도와주면 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게 중국이거든요. 그러니까 중국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순간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은 현저하게 악화되거든요.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그림에서 남북관계는 필수입니다.

그동안 어떤 빅데이터를 분석을 해 보면 남북관계를 강조하는 건 북한이 더 강해요.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부침이 있겠지만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포기하는 건 그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여러운 국면도 있지만, 그러니까 불가역적인 단계로 남북관계를 진입시켜놓으면 북한도 건드릴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안정적인 지속가능한 남북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고 그걸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사실은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겠죠. 그러니까 너무 성급하게 가기보다는 안정적인 구도를 형성하는 게 더 중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북미 비핵화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결국 남북 간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는데요. 1년 전 오늘, 남북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았던 그 모습, 다시 한 번 또 연출될 수 있기를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그리고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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