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개특위 질서유지권 발동한 채 패스트트랙 지정안건 상정…정개특위 개의도 못해
바른미래 회의 불참에 의결정족수 원천 미달…주말넘겨 장기화 가능성
자유한국당과 힘을 합쳐서 |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이슬기 이보배 기자 =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시도가 이틀째 무산됐다.
여야4당은 주말을 거친 뒤 내주 초 패스트트랙 지정을 재시도할 방침이어서 여야의 극한 대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대 국회 후반기 입법 주도권을 좌우할 패스트트랙 정국이 예상외로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을 상정했지만, 처리에는 실패했다.
회의장을 막아선 한국당 의원들을 피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채 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실로 옮겨 개최된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회의 자체의 적법성을 놓고 공방만 주고받았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국회가 이렇게 무법천지인 줄 몰랐다"며 한국당을 겨냥했고, 스크럼을 짜고 회의장을 원천봉쇄했다가 뒤늦게 바뀐 회의실에 입장한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는 여야 공방 도중 이석한 바른미래당 임재환 의원을 제외한 같은 당 채이배 의원,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불참해 아예 패스트트랙 지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선 사개특위 재적 위원 18명 중 5분의 3인 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 민주당 의원 8명만으로는 안건 처리가 불가능하다.
의안과 앞에서 막힌 홍영표 |
공직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치개혁특위 전체회의는 한국당의 실력저지에 아예 개의조차 못했다.
심상정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3당 정개특위 위원들은 전체회의 개의 예정 시간인 오후 8시부터 회의장인 국회 본청 445호를 찾았지만 '헌법수호'와 '독재타도'를 외치는 한국당에 회의장 진입부터 막혔다.
심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회의 진행을 시도했지만, 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 등과 대화 끝에 이날은 일단 회의장에서 물러났다.
이날 새벽까지 몸싸움과 고성 속에 1박 2일 '막장' 난타전을 주고받은 민주당과 한국당은 종일 치열한 수 싸움과 고소·고발전을 이어가며 전의를 다졌다.
전날과 달리 철저한 사전준비를 다짐한 민주당은 밤늦게 잡아놓은 특위 회의에 앞서 국회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을 이용,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접수를 완료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오후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이 불법·폭력으로 국민들이 요구한 법안을 끝까지 영원히 저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국회를 불법과 폭력으로 물들인다 해도 우리는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이주영 국회부의장를 포함해 18명의 한국당 의원을 국회선진화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무더기 고발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기습 법안 발의에 사개특위 개최로 잇달아 허를 찔렸지만, 패스트트랙 저지에 이틀째 성공했다는 자평을 내놓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밤 10시를 넘어 열린 심야 의원총회에서 "우리의 비장한 각오와 단합된 힘으로 저들이 패스트트랙에 태우려는 것을 막아냈다"며 "아직 가야 될 길이 많이 남았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고발에 맞서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한 국회 윤리위 제소로 맞불을 놓았다.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자신의 양 볼을 만진 문 의장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또한 한국당은 민주당 측의 불법·폭력 행위 자료 등을 분석하고 법리 검토를 거쳐 관련자들을 고발할 예정이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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