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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뉴스톡톡]유명 인플루언서에 등장한 안티계정들 어떻게 봐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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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만 팔로워 보유한 임블리 안티 SNS 계정 등장…법적대응 예고

전문가들 "안티계정 소비자운동 보기어려우나 긍정적 효과도"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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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SNS 마켓을 비판하는 '안티 SNS 계정'들이 최근 들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 유명 인플루언서는 안티 SNS 계정들에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논란에 불씨를 댕겼습니다. 안티 SNS 계정들이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양측간 공방전도 한층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이들 안티 계정, 정당한 소비자 운동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무분별한 비방전의 일환일까요.

요즘 인플루언서들이 사람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들이 운영하는 쇼핑몰도 인기입니다. 문제는 인플루언서 쇼핑몰의 판매나 홍보가 SNS로 이뤄지면서 소비자들도 불만이 있는 경우 SNS를 통해 표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패션·화장품 브랜드 임블리를 운영하는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는 자신을 공격하는 안티 SNS를 향해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당사자(안티 SNS 계정)에 대한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업무방해, 명예훼손 및 무분별한 임직원 개인 정보 유출 등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85만 팔로워를 보유한 임 상무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인플루언서입니다. 임 상무의 브랜드, 임블리는 팬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다가 '곰팡이 호박즙' 논란을 계기로 고객들로부터 불만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를 계기로 생겨난 안티 SNS 계정들은 임블리 계정이 Δ해외 명품 카피 Δ품질 불량 Δ모델컷과 실제 판매제품이 상이 Δ과장 광고 Δ부정적 후기 삭제 등 문제를 제기하며 명확한 해명을 촉구하는 중입니다.

안티 SNS 계정은 비단 임블리에게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닙니다. '치유의옷장', '릴랑드보떼' 등 다른 유명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과 SNS 마켓을 공격하는 계정들도 출현하는 중입니다.

안티 SNS 계정 운영자들은 정당한 소비자 운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합니다. 임블리의 안티 SNS 계정을 운영하며 가장 많은 팔로워를 지니고 있는 A씨는 <뉴스1>과의 약식 인터뷰(DM메시지)에서 "임블리 측의 입장(피드백)을 전해듣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라며 "피해자들의 억울한 부분을 공유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블리가 법적 대응을 예고한 직후 A씨는 자신의 SNS에 미셸 오바마의 발언을 인용하며 "그들이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있게 가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해당 글에는 '#임블리소비자운동'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습니다.

다만 소비자 운동 전문가들은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소비자 운동이 헌법에 보장된 행위이긴 하지만, 그것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지표와 문제제기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개인 신상털기 등의 마녀사냥식 비판론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 운동으로 보기 어려우며 지금의 안티 SNS 계정들도 이 부분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총장은 "문제제기를 할 때는 양측의 부분을 다 확인하고 객관화해서 전달해야 한다"며 "(안티 SNS 계정들을) 아직은 소비자 운동으로 규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시월 건국대 교수(소비자학) 역시 "소비자 운동으로 보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플루언서들은 자신들의 활동에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 신상에 대한 비방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처럼 공인의 성격을 일부 지니다 보니 쇼핑몰 안티 SNS 계정도 연예인의 안티팬처럼 개인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블리나 치유의옷장도 현재 이슈가 인플루언서의 과거 사생활로 옮겨간 상태인데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티 계정 활동에서 일부 유의미한 점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 총장은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의 측면에서 (안티 SNS의 등장은) 부정적이지 않다"며 "(안티 SNS 계정들의 활동이 이어지보면 쇼핑몰과 SNS 마켓) 안에서 정화가 일어나고 조심하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해보면 안티 SNS 계정의 순기능으로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정보의 불균형' 해소, 역기능으로는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유포'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합니다. 개인에 대한 비방을 줄이고 문제 제기할 때는 확인 작업을 거친다면 안티 SNS 계정들도 건전한 소비자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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